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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국정원의 간첩조작’ 확인에도…정부 ‘강제 추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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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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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우성씨 끝나지 않은 시련

법무부, 일부 유죄확정을 이유 삼아

유씨쪽 “가해자인 국가가 되레 보복”

무국적 상태라 추방 가능할지 불분명


대법원이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 직원들의 유죄를 확정한 것은,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재판 증거 조작도 서슴지 않는 정보기관의 퇴행적 행태에 경종을 울린 판결로 의미가 크다. 특히 유씨의 여동생이 국정원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 간첩조작사건에서 폭행과 고문 등 물리적인 압박으로 이뤄진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간첩죄 무죄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유씨의 고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현재 대북 불법 송금 혐의로 또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북한에 거주하는 탈북자 가족에게 돈을 보내주는 ‘프로돈’ 사업을 하며 13억여원을 불법 입출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추가기소돼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중이다. 이 사건은 6년 전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에 착수해 유씨가 통장만 빌려준 것으로 확인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건이었다. 하지만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실이 들통나 유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는 1심서부터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6년 전 사건을 끄집어내 추가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날 유씨의 일부 유죄 확정 판결을 근거로 유씨의 강제퇴거를 검토하고 있다. 유씨가 국보법 위반 혐의는 벗었지만 사기와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는 이유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죄를 확정받은 외국인들은 강제퇴거를 검토해왔다. 유씨도 징역형이 선고됐기 때문에 강제퇴거 검토 대상이다. 강제퇴거 여부는 검토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 뒤 유씨는 “조작이 밝혀져도 누구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은 적 없다. 보복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의 변호를 맡았던 김용민 변호사는 “가해자인 국가가 피해자에게 강제퇴거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보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현재 무국적 상태이기 때문에 강제퇴거가 가능할지는 불분명하다. 김 변호사는 “중국 정부가 사실상 유씨를 자기 나라 국민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아 유씨를 보낼 곳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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