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후 고열로 삼성서울병원 찾아…서울대병원서 확진
질본, 한 밤 긴급 발표…정부 ‘29일 종식선언’ 무기 연기
오는 29일로 예정했던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도 무기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12일 오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확진 검사에서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아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았던 80번째 환자가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다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 |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12일 밤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다시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
이 환자는 지난 11일 오전 5시30분쯤 고열 증세가 나타나 삼성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뒤 낮 12시15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병상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당시 병원 측에 “전날 먹은 음식 때문에 고열이 난 줄 알고 새벽에 응급실을 찾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만약을 위해 80번째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을 당시 접촉자들을 격리조치했고, 이 환자는 바로 국가지정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원래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앓으며 기저질환이 있던 80번째 환자는 지난 5월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감염됐다. 그 후 6월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대병원에서 116일간 격리치료를 받았다. 이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그간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양성을 반복하다가 지난 1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3일 퇴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80번째 환자와 관련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한 결과 전문가들이 “퇴원 전 2개월간의 상태와 유사하게 환자 체내에 잠복해 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생각되며,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가 퇴원한 뒤 발열 증상이 나타날 때 밀접하게 접촉한 가족·의료진·이송요원 등 61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추가 접촉자 여부는 역학조사 중이다. 자가격리자 현황은 환자 가족 4명, 의료진과 병원 직원 29명, 병원 내 환자와 보호자 16명, 구급차 이송 관련자 12명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이 환자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메르스 최대 잠복기의 2배(28일)가 지난 오는 29일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환자의 완치 판정이 나올 때까지 다시 무기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범·김보미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