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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자발적 삭제? 조직적 은폐? 국정원 임씨 ‘삭제 시점’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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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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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정원 해킹의혹 파문

야당 “국정원장이 자료제출 밝힌

14일 이전이라면 무단삭제

이후라면 조직적 삭제 가능성

윗선 지시여부 수사로 밝혀야”


휴대전화 해킹 의혹과 관련한 국정원의 증거인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야당은 숨진 국정원 직원 임아무개씨가 유서에서 언급한 데이터 삭제 시점이 언제인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임 과장이 유서에서 언급한 ‘삭제’ 행위가 국회 정보위가 열린 14일 이전인지 이후인지가 중요하다”며 “기밀 삭제에 대한 부분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사찰 여부와 별개로 수사·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4일은 정보위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이 여야 정보위원의 국정원 현장조사 요구를 수용한 날이다. 국정원과 새누리당 해명대로 임씨가 자료를 무단 삭제한 사실이 현장조사에서 드러날 것을 우려해 목숨을 끊은 것이라면, 삭제 시점은 14일 이전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14일 이후에 삭제가 이뤄졌다면 국정원 차원에서 조직적인 삭제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야당 주장이다. 신 의원은 “국정원 내규에 따르면 4급 이하는 삭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4급 직원인 임씨가, 그것도 이전 근무 부서의 데이터 삭제를 실행할 수 있었는지, 윗선의 지시와 공모가 있었던 건 아닌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 삭제된 데이터의 복구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100% 복구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임씨가 삭제한 게 개인용 컴퓨터의 데이터인지, 해킹 프로그램이 설치된 해외 서버의 데이터도 모두 삭제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데이터 서버의 데이터까지 삭제했다면 로그기록 자체가 남아있지 않아 복구가 어렵다는 게 야당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씨는 국정원장이 현장조사 요구를 수용하자, 국정원의 공작 내용이 노출되면 안된다고 판단해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그러나 자신의 작업 내용을 영구 삭제할 목적보단 외부 공개 때 드러나지 않도록 개인 컴퓨터의 삭제(delete) 기능을 이용한 것이라 100% 복구가 가능하다”며 “국정원이 ‘원본 파일’을 공개한다고 하니, 본인의 삭제 사실이 드러날 것을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의구심과 달리 모든 게 ‘임씨 개인’의 판단과 행동이라는 뜻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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