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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공동대표가 사업 진척” “진행과정 전혀 몰랐다” ‘나나테크’ 공동대표 허손구·한모씨 엇갈리는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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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통신설비업체 나나테크 공동대표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면서 국정원과 해킹팀 사이의 거래 과정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나나테크 공동대표 허손구씨는 22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나는 영어를 좀 한다는 이유로 나중에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국정원 임직원이 (공동대표인) 한 사장한테 연락을 해서 사업이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장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 참석해 브로슈어를 가져왔고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우편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으로도 보내 연락이 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나나테크 공동대표 한모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두 번째 전화통화에서 브로슈어를 국정원에 보낸 것은 인정하면서도 “(국정원이) 관심이 없었는지 소식이 없다가 시작이 됐는데, 어떻게 시작이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국정원)도 브로슈어를 받아보고 그게 뭔지 물어보는 문의전화는 했을 것”이라며 “(국정원 의혹 사건이) 인터넷에서 터질 때까지 (진행 과정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씨가 참석한 싱가포르 전시회는 2010년 4월 열린 보안 관련 국제행사인 ‘글로벌 시큐리티 아시아(GSA)’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씨는 정확한 행사 명칭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당시에는 (RCS가) 이렇게 대단한 장비인 줄 몰랐다”며 “더구나 그때는 휴대폰 관련된 것은 아니었고 공중전화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방어 장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해킹하는) 솔루션 만드는 회사는 세계에서 한두 회사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RCS의 기능을 파악하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나나테크는 일종의 통신장비라고 생각한 RCS의 브로슈어를 국정원에 보냈고 국정원은 2010년 여름 이후 나나테크를 통해 해킹팀과 접촉을 시작했다.

허씨는 숨진 국정원 임모 과장에 대해 “다른 부서에서는 이번 같은 일 생길까봐 진행도 못하던 것을 애국심만으로 소신껏 추진한 분”이라며 “중국과의 일로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이 불법성을 알면서도 애국심 때문에 일을 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임 과장은 유서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적었다.

<정원식·김상범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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