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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학생 노동자 더 죽지 않기를”…숨진 고3 실습생 ‘추모비’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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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시민사회단체 사고현장에 ‘홍정운 추모비’
3년전 요트업체서 부당한 잠수작업 하다 숨져


경향신문

6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마리나요트장에 건립된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비. 여수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021년 이곳에서 현장실습도중 숨진 홍군의 죽움을 기억하기 위해 추모비를 세웠다.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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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홍정운에게 등불이 되길 소망합니다.”

3년 전 전남 여수시의 한 요트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진 고 홍정운군(당시 18세)의 추모비가 사고 현장에 세워졌다.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홍군은 부당한 지시로 잠수작업을 하다 숨졌다.

여수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위원회’는 6일 여수시 이순신마리나요트장에 유족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이날은 홍군이 사망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당시 여수해양과학고등학교 3학년 이었던 홍군은 이곳의 한 요트업체서 취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했다. 홍군은 정박한 요트의 따개비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고 잠수작업을 하다 숨졌다.

하지만 잠수작업은 고등학생에게 시켜서는 안 될 업무였다. 홍군은 잠수 관련 자격증도 없었다. 안전관리자 동석하에 ‘2인1조’로 잠수해야 한다는 안전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추모비에는 홍군의 사망 경위와 함께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염원이 새겨졌다. 추모비는 시민사회와 노동·교육 단체들이 성금으로 제작됐다. 여수시는 시유지인 이곳에 추모비 설치를 허가했다.

최관식 고 홍정운 현장실습생 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현장실습 학생을 저렴한 단기 일자리 노동자로 인식하는 문화를 바꾸고 학생으로서 신분을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실습 노동현장의 안전을 보장하는 제도 변화와 개선을 교육 당국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왕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장은 “저임금 노동착취의 현장실습제도 폐지를 주장하지만 아직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실습 노동과정에서 죽지 않고 살아가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정운이가 희망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홍군의 아버지인 홍성기씨는 “정운이를 위해 추모비 설치 용지를 제공해준 여수시와 여수시의회, 건립에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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