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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국정원 직원들 의혹 사건 때마다 자살기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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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각종 의혹 사건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자살을 기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22일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대북파트 권모 과장(52)이 자살을 기도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은 피고인 유우성씨(35)가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시작됐다. 권 과장은 재판 도중 유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위조문서를 입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선양 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로 근무하던 그는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최근 법원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권 과장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유예했다.

임 과장과 권 과장 모두 오랜기간 외부에 신분을 감추고 활동했던 요원들이다. 이들의 자살기도는 음지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다는 자존심이 불법을 추궁하는 사회적 시선과 충돌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직업 특성상 그만두고 나가면 딱히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서 검찰 조사나 내부 감찰을 받게 되면 상실감이 크다는 점이 자살을 추동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각종 의혹의 기획·실행에 가담한 주무과장인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결과적으로 그릇된 직무를 강요한 ‘윗선’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데 번번이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한편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정원장)은 1998년 3월21일 검찰 특별조사실 내 화장실에서 흉기로 할복자살을 시도했다. 권 부장은 1997년 대선 국면에서 김대중 후보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북풍 공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안기부 ‘미림팀’ 팀장이었던 공운영씨 역시 2005년 7월26일 검찰 수사 도중 자살을 기도했는데, 미림팀은 안기부가 운영하던 비밀 도청팀으로 2005년 ‘삼성X파일’ 사건이 폭로되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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