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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국내 빨래건조대 시장을 장악한 모녀 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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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대연 대표 인터뷰

어머니로부터 10년전 회사 물려받아

여성의 섬세함 드러낼 수 있는 빨래건조대 사업 핵심

“100억 매출 돌파 노린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빨래 건조대는 여자들이 많이 쓰는 제품이잖아요. 여성의 섬세함을 제품에 접목하다보니 모전여전이 됐네요.”

이데일리

빨래 건조대 브랜드 ‘웰렉스’를 만드는 대연은 어머니에 이어 딸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독특한 기업이다. 김재현(61) 대연 실장과 김소연(35) 대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토르소(목·팔·다리 등이 없이 동체만 있는 마네킹)를 제조하던 대연은 2000년대초 빨래 건조대를 출시하면서 제품 다양화를 꾀했다. 일본 출장 때 자동 빨래 건조대를 본 김재현 실장이 국내 기술로 일본산에 못지 않은 제품을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김소연 대표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인 2005년에 김 실장이 김 대표를 회사로 끌어들였다. 건설 특판 등 B2B에 치우쳤던 영업을 온라인을 통한 B2C로 넓히는 데 김 대표를 적임자로 낙점한 것.

김 실장은 “딸 셋에 아들이 하나인데, 김 대표가 장녀다 보니 어린 나이에 빨리 경영을 하도록 했다”며 “빨래 건조대가 여자들이 쓰는 물건이라서 섬세한 아이디어가 많이 적용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빨래 건조대는 대연 매출의 90%를 올릴 만큼 이제는 효자품목이 됐다. 자동 빨래 건조대와 반자동 빨래 건조대, 수동 빨래 건조대 등이 가장 잘 나간다.

자동 빨래 건조대는 리모콘으로 높낮이와 조명, 바람 등이 조절된다. 젖은 빨래를 널었을 경우 무거워지는 건조대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 시스템을 도입했다. 조명기능을 삽입해 밤에도 빨래를 널기 쉽게 했다. 팬으로 바람을 내 건조 시간도 단축했다. 반자동 빨래 건조대는 중간에 구동장치를 부착해 힘을 조금만 줘도 높낮이 조절이 가능토록 만들었다.

빨래 건조대에 관련한 특허만도 18가지에 이른다. 최근에는 발코니와 창틀, 문 등 집안 곳곳을 활용할 수 있는 행거도 인기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 결과다.

김 대표는 “웰렉스 빨래 건조대의 가장 중요한 콘셉트가 공간활용이다”라며 “이중창의 경우 창과 창 사이에 빨래 건조대를 넣어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가 영입되면서 대연은 점차 특판 규모를 줄였다. 중국산과의 단가 경쟁을 부추기는 구조에서 벗어나 제품력만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던 까닭이다. 사실 특판 시장에서 벗어나려다보니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던 대연은 한 때 8억원 가까이 매출액이 줄기도 했다. 그러나 급격한 매출액 감소가 도리어 전화위복이 됐다.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유통망을 다변화하면서 매출이 턴어라운드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대연의 지난해 매출액은 예년 수준을 회복한 30억원이다. 현재 국내 자동 빨래 건조대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한 건설사가 부도가 나면서 납품 대금도 못 받았는데 여전히 AS는 해주고 있다”며 “그나마 제품력이 우수해 AS 요구가 많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웃었다.

대연은 올해말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재도 태국, 싱가폴, 일본, 러시아 등지에 제품을 팔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디자인을 강화하고 제품의 강도를 높여 세계 어디에 내놔도 경쟁이 될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올해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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