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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과대포장' 헤즈볼라, 결국은 궤멸 불러온 착각 두 가지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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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살롱] 임용한 박사(한국역사고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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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갑자기 헤즈볼라를 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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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욱 기자 : 헤즈볼라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만 이번에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시작되면서 의외로 약하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헤즈볼라는 왜 이렇게 또 속수무책인 겁니까?

임용한 박사 : 헤즈볼라가 의외로 약한 게 아니라 헤즈볼라의 전력을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는 늘 그렇게 말해요. 축구 시합이나 야구시합 할 때 자기 응원하는 팀이 이길 거라고 믿음을 가지는 거는 도박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야 즐거운 거 아닌가요? 저도 그래요. 객관적으로 봐서는 분명히 안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오늘 뭐 하겠지' 그런 희망을 갖고 보는 게 스포츠 게임의 즐거움이거든요. 하지만 전쟁은 그렇게 봐선 안 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그런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이스라엘이 졌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그런 편견을 가졌던 것 같은데, 헤즈볼라가 2006년에 이스라엘이 진격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건 큰 전쟁이 아니었어요. 예를 들면 헤즈볼라 10명 죽고 이스라엘군 200명 사상이다 그러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전력이 10대 1이구나' 이렇게 판정하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그거는 당시에 이스라엘군이 소위 말하는 전략목표,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목표를 쳐야 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소홀했었고요. 그리고 게릴라전 비슷한 전투는 항상 공격하는 쪽이 희생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이게 스코어 게임이 아니거든요. 근데 이거를 잘못 생각해 가지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이겼다, 뭐 그렇기도 하죠. 워낙 그동안 이스라엘을 못 이겨봤으니까 이런 식의 전술적 전략적 승리를 거둔 것도 오랜만이었으니까 전설처럼 회자가 됐는데 이것이 헤즈볼라의 전력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게릴라전하고 전면전은 다릅니다. 그리고 헤즈볼라가 지금 4만에서 6만 정도 이야기하는데 6만의 병력이라는 건 게릴라전을 못 한다는 거죠. 그러면 정규전을 해야 되는데 정규전 전력은 상대가 안 됩니다.

그다음 두 번째, 10명, 20명, 100명의 집단이 게릴라전을 하는 것과 4만 명이 레바논을 하나의 유격전의 거점을 잡아 싸우게 되면 레바논 시민 피해가 엄청나게 납니다. 산속에서 게릴라 투쟁을 하는 것과 도시에서 게릴라 투쟁을 하는 건 다른 문제예요. 그렇게 됐을 때 레바논 시민들이 헤즈볼라를 지지하겠냐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헤즈볼라 입장에서는 전면전을 절대 해선 안 되는 거였고요. 절대 전면전에서 이스라엘을 이길 수 있는 전력이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분들이 2006년에 이겼다, 18년 전이에요. 한일전 축구 시합할 때 18년 전에 우리가 10대 0으로 이겼다고 해서 지금 1대 0으로 이긴다는 보장도 없는데 이런 부분이 너무 비합리적으로 그동안 판단이 됐던 거죠.

그리고 헤즈볼라가 왜 이렇게 이스라엘을 무책임하게 공격하는가, 물론 헤즈볼라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하마스를 도와주는 거는 이해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너는 절대 우리를 치지 못할 거야 하면서 마구 도발하는 식이었거든요. 정말 이해가 안 갔는데 이란의 속셈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만큼 국제 정세 전쟁에서 자기 입장에서 세상을 본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 그리고 사람이 얼마나 심한 오판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게 이번 헤즈볼라인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의 비밀 작전, 헤즈볼라를 와해시켰다?



손승욱 기자 : 요번에 이스라엘의 그런 작전들이 어떻게 진행됐고 또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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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 박사 : 제가 이거는 진짜 할 얘기가 좀 많은데, 삐삐 테러 났을 때 정말 앞으로 영화로 나올 거다, 이거는 한 10년 전부터 판세를 보고 준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테러예요. 그러면 이런 거를 준비하는 나라가 있겠냐는 거예요. 그리고 이런 것을 이 삐삐는 그냥 준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실은 헤즈볼라 내에 업체를 골라서 배분되고 하려면 그 안에 속속들이 파고 있어야 되고, 누설 안 되고 이런 엄청난 공작을 하려면 안에서 충분히 자기 세력을 확보한 다음에 들키지 않을 거라는 전제하에서 이런 작전을 하는 거거든요.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신념이 들어간 작전이에요. 그럼 해즈볼라는 왜 이렇게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가? 수장부터 시작해서 상층의 지휘부까지 한 번에 다 당한단 말입니다.

임용한 박사 : 여기엔 헤즈볼라의 근본적인 약점이 있는데, 헤즈볼라가 원래 유격대로 출발해서 레바논에서는 이게 혁명, 이란하고도 달라요. 자체에서 혁명 세력이 집권한 것도 아니고요. 어떤 외지에서 온 정체성 없는 집단이 (원래 레바논이 정체성 없는 나라긴 하지만) 열몇 개로 분열돼 있는 나라에서 최고 실력 정당이 된 거예요. 그런데 이들은 여전히 유격대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수장들이 숨어서, 이번 레바논 수장 같은 경우도 한 번도 공개석상에 나온 적이 없어요. 철저하게 비밀로 살았거든요. 이렇게 되면 순수한 스파이 조직이라면 점조직으로 다니면서도 운영이 될 수가 있는데, 이들은 이미 국가의 공개적 선거에도 나오는 공개 정당이 됐습니다.

그리고 레바논 그런 사람들 속에 파고 들어가야 되는 입장인데 조직 자체는 무슨 스파이 조직까지 돼 있는 거예요. 이렇게 돼 있으면 외형과 내부가 안 맞으니까 반대로 이스라엘이 들어가기도 쉬운 겁니다. 그러니까 스파이 조직으로 있으면서 스파이 조직으로 있다면 침투하기 힘들겠죠. 옛날에 뮌헨 테러했던 검은 구월단 같은 조직에 이스라엘이 들어가는 것보다 헤즈볼라에 침투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그리고 레바논 내에는 반 헤즈볼라 세력이 수십 개가 있어요. 그들 속으로 지금 이들이 들어가야 되잖아요. 그러니 어떻게 하겠어요.

이번에 그 삐삐 테러에 당했던 사람들이 레바논 군부 중간 지도자들이 아니라 사실은 이 유격대가 정치 조직과 정당 조직 하면서 레바논 내에 심어놓은 점조직 같은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그러니 이 사람들은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2개의 점조직을 운영하고 정당 지도자가 숨어 산단 말이죠. 이렇게 되니까 그 빈틈으로 파고 들어가기가 오히려 더 쉬웠던 것이고. 자기 2명, 3명밖에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스라엘이 폭탄을 투여할 정도로 손바닥 꿰듯이 알게 있게 되니까. 그동안 헤즈볼라는 이란을 믿고 이스라엘을 계속 자극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스라엘은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리면서 국내 여론과 국제 여론이 우리한테 더 이상한 소리를 못하게 될 때 터트리겠다는 식으로 해서 일거에 터트려 버린 거죠.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느냐 아랍 세력을 지지하느냐 어느 쪽이 정의냐는 논쟁을 떠나서 순수하게 전쟁과 국제관계라는 면에서 너무 많은 교훈을 주는 사례고 헤즈볼라는 그런 식으로 레바논을 통치한다는 발상이 잘못된 거였던 거예요. 이스라엘의 첩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레바논 같은 데가 스파이 조직 만들기 너무 좋은 데입니다. 왜냐하면 레바논에 헤즈볼라가 오기 전에도 7개, 14개 팀이 있었고, 레바논 내전도 오래 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원한 가진 사람도 많지만 그 안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거든요. 적의 적은 우리 편인데 여기는 적의 적의 적의 적이 수도 없이 많아요.

그러니까 헤즈볼라도 공개 정당을 못 만들고 이번에 삐삐 친 분들이 의사, 교사 막 이렇게 숨겨놓듯이 이런 짓을 할 수밖에 없는 건데 그건 반대로 말하면 역으로 자기들도 당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되니까 스파이의 천국이 돼버린 거죠. 그래서 꼭 이스라엘이 안 심어놔도 도와줄 사람들이 꽤 많아 그런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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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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