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고종석 "노건호,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자신의 책임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가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난한 것에 대해 일부 진보진영 인사가 비판했다. 노건호씨가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해 여권을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선일보

고종석씨 트위터 캡처


진보 성향인 고종석 작가는 노건호씨가 김 대표를 비난한 것에 대해 24일 본인의 트위터에서 “노건호씨의 분함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선친의 비극적 죽음에 자신을 포함한 가족과 측근들의 책임은 조금이라도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지난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500만달러를 투자 받는 과정에 건호씨가 개입했고, 건호씨가 이 돈을 사실상 주도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

고종석 작가


고씨는 또 “남상국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자살했다”고도 적었다.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은 2004년 3월 11일 서울 한남대교에서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남 전 사장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고 크게 성공한 분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하는 일이 이제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하는 일’은 남 전 사장이 대우건설 간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검찰이 발표한 것을 가리킨다. 노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날 이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고씨는 또 “그 많은 ’친노(親盧)’ 어르신 가운데 노건호씨의 날 선 돌출발언을 꾸짖는 이가 하나도 없다는 데 놀랐다. 그 종교적 열광이라니!”라며 “제3자에게 그게 어떻게 비칠지는 전혀 생각 못했나?”라고 비판했다.

고씨는 “그(노건호씨)는 어제 부적절한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거기 환호했던 사람들,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가 비판한 것은 노건호씨의 돌출 발언이 아니라, 거기 열광하는 무니들이었다”며 “작은 에피소드로 끝날 수도 있었을 일이 무니들이 신심(信心)에 매개돼 김무성에게 비단길을 깔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무니(Moonie)는 통일교 창시자 고(故) 문선명 총재를 따르는 통일교 신자를 뜻하는데, 모욕적인 맥락에서 사용한다. 그는 노건호씨의 발언을 옹호하며 본인의 트위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이 표현에 빗댄 것이다.

고씨는 “김무성은 봉하에 안 가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예의였다”면서 “그러나 그는 대권 야망이 있는 자고, 그래서 소위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그의 고단수에 멍청한 무니들은 고스란히 말려들었다”고 지적했다.

언론인 출신인 고씨는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헌재는 법치주의를 포기하고 인민재판을 옹호했다”며 비판했었다. ‘논객시대’라는 책에서는 강준만·김규항·김어준·박노자·우석훈·유시민·진중권·홍세화 등 다른 진보진영 인사들과 함께 이른바 ‘진보논객’ 9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손덕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