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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미스터 국보법` 대표적 공안검사 출신…통합진보당 해산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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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총리 내정 / 黃 총리내정자 발탁 배경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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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완구 전 총리의 낙마 이후 꾸준히 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법조 출신을 선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향에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법무부 장관을 맡아 '롱런'하면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야당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등을 문제 삼아 두 차례나 해임건의안을 냈었고, 현 내각과 비교해 연배가 낮다는 점에서 후순위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박심(朴心)'은 황 후보자로 기울었다. 현 정부에서 총리 후보자에 지명된 6명 가운데 4번째 법조 출신이다. 황 후보자는 지난 27개월간 법무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박근혜정부가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는 데 여러 번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을 시작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철도노조 파업, 세월호 참사 이후 유병언 일가 수사 등 굵직한 현안을 특유의 돌파력으로 처리해왔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국정 3년차를 맞은 올해도 이완구 전 총리가 주도한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도왔고, 그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도 순발력 있게 대응했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청와대가 21일 총리 후보자 선정 배경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부정부패 척결과 정치개혁의 적임자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조용하고, 철저하고, 단호한 업무 스타일에 국정을 수행하는 데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과 난관을 해결하는 데 적임자"라고 황 후보자를 치켜세웠다.

황 후보자는 이날 청와대 발표 직후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국무총리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을 이루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도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는 인식을 갖고 국민 여러분의 뜻을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검찰에 몸담은 황 후보자는'공안통'으로 유명했다. 현직 검사 시절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내 '미스터(Mr.) 국가보안법'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대검찰청 공안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역임하는 등 공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수의 공안 수사 경력은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약점으로 작용해 승진에서 누락되기도 했다. 2006년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1·3차장은 모두 검사장이 됐지만 2차장이던 황 후보자는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야 늦깎이로 검사장이 됐다.

1995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으로 근무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을 관할로 두고 있어 일종의 요직이었다. 당시 황 후보자는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도 지역 사회를 조용히 장악하는 능력이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조직을 떠난 그는 1년5개월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변호사를 지냈다.

황 후보자는 2013년 2월 박근혜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다시 공직에 복귀했다. 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그가 발탁된 배경을 두고 같은 공안통 출신인 김기춘 전 실장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는 장관 재직 당시 굵직한 대형 수사가 있을 때마다 국회에서 정부를 대변하는 '입' 역할도 했다.

외유내강형 성품에 교회 전도사를 지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가족으로는 부인 최지영 씨와 1남1녀가 있다.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정홍원·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세 번 내리 성균관대 출신 총리가 탄생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앞서 박근혜정부 1기 참모진 가운데 유독 성균관대 출신이 많아 '태평성대(成大)'라는 조어까지 나왔다.

[신헌철 기자 /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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