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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윤재옥 vs 김용판...대구, '투캅스 매치'로 벌써부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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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구 달서을에선 새누리당 총선 후보 공천을 놓고 전직 지방경찰청장간 ‘투캅스 매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 지역 현역인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윤재옥(초선) 의원에게 국정원 댓글 사건에 휘말려 무죄 선고를 받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다.

당내에선 “대구 투캅스 매치는 이미 시작됐다”는 얘기가 많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달서을에서 870명의 신입 당원이 무더기 입당을 했다. 일각에선 김용판 전 청장 측이 내년 총선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사람을 모인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었다. 이에 새누리당 중앙당은 대구시당에 870명이 실제 달서을 지역에 거주하는지 여부 등을 전수(全數) 조사할 것을 요청했고, 현재 조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지방청장간의 격돌로 인해 벌써부터 달구벌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 대구·경북(TK)은 “새누리당 공천이 곧 3선(選)”이란 말이 돌 정도로 확고한 여당 텃밭이다. 윤 의원을 포함, TK 지역 초선 의원들의 재선(再選)은 당연한 수순처럼 받아들여졌다.
조선일보

윤재옥 의원 /뉴시스


그러나 김 전 청장이 올 1월 국정원 댓글 사건 축소 지시 의혹과 관련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직후, 대구 달서을에 내려와 ‘달구벌 문화연구소’를 열자 지역 정가는 술렁였다. 그는 비슷한 시기에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 전입 신고를 했고, 지난3월에는 이곳에서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청장은 본지 통화에서 “대구 달서을은 내가 나고 자란 곳으로, 제 모든 기반이자 뿌리”라며 “저의 (달서을) 출마는 개인의 의지 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의지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김용판 전 청장 /뉴시스


윤 의원은 김 전 청장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2013년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 때 윤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청장을 적극 변호했었다”면서 “1년여 만에 같은 지역에서 경쟁하는 사이가 된 것이 좀 씁쓸하다”고 했다. 한 대구 지역 의원 “김 전 청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윤 전 의원도 지역 관리를 열심히 한 편”이라며 “대구 의원 12명 중 과반인 7명이 초선이기 때문에 지역에선 현역 의원을 3선 이상 중진으로 키워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했다.

경찰대 1기 출신인 윤 의원과 행정고시(30회) 출신인 김 전 청장은 경찰 재직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였다. 2000년대 초반 윤 의원은 대구지방경찰청 보안과장을, 김용판 전 청장은 수사과장으로 근무하기도 했었다. 2000년 7월 윤 의원은 대구 달서경찰서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했고, 김 전 청장도 윤 의원 후임으로 같은 달서경찰서장으로 근무했다. 경찰 내 보직은 윤 의원이 2~3년 먼저 받아 ‘선배’지만, 나이는 김 전 청장이 3살 위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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