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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가계부채 안심 못 시킨 안심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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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석달간 7조 늘어

“안심, 가계빚 뇌관 제거 역부족”

“신규대출은 안심전환대출에 해당 안 되죠?” 안심전환대출 판매 일주일째. 은행 창구에서는 아직도 이 같은 질문이 하루에 여러차례 오간다. 줄어들지 않는 신규 대출자들 때문이다.

정부가 가계빚을 줄이겠다며 안심전환대출 판매에 나섰지만 이와 관계없이 주택을 담보로 새로 빚을 내는 대출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판매속도가 여전히 빠르다. 신한은행은 안심전환대출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이 2802억원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직전 두 주 증가액 2864억원(지난달 10일~16일), 2944억원(지난달 17일~23일)과 별 차이가 없다. 이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3조9865억원에서 3월 말 55조9315억원으로 올들어 석 달간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월까지는 일주일에 1100억~1300억원씩 늘다가 2월 중순부터 주당 증가액이 2000억원대를 웃돌기 시작해 최근에는 일주일에 3000억원 가까이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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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 외환, 농협, 기업 등 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전체 잔액은 지난해 말 316조4539억원에서 3월 말 323조5061억원으로 올들어 석 달간 7조원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1월~3월 주택대출 증가액(1조9846억원)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은행별로는 적격대출 유동화를 실시한 국민은행과 고정금리 대출 특판을 갓 종료한 농협은행을 제외하고 5개 은행이 모두 각각 7000억원~2억여 원씩 주택담보대출을 더 빌려줬다. 잔액이 지난해 말 61조4023억원에서 3월 말 63조6326억원으로 2조2303억원 증가한 우리은행이 가장 많이 늘었다.

가계빚은 최근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이 522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4000억원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에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가 진 대출액 전체를 더한 수치다. 증가폭이 직전월(4000억원)에 비해 8.5배 급증했다. 역대 2월 가계대출 증가액으로 따지면 2002년(5조8000억원) 이후 13년만에 최고치다. 금감원은 저금리와 주택거래가 호조세를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전세매물 품귀 현상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이 겹치면서 이 기회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안심전환대출만으로 가계빚 뇌관을 제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계부채 총량 자체가 가파르게 증가하는데다, ‘단군이래 최저금리’를 보고 덜컥 갈아탄 안심전환대출 가입자들이 원금을 꾸준히 갚아나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기 때문이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1차분(20조원) 차주 1만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소득은 연 4100만원, 평균 DTI(총부채상환비율)는 28.8%였다. 연봉 4100만원인 사람이 23년(평균만기) 동안 1년에 1180만원씩 빚 갚는데 꾸준히 써야 한다는 얘기다. 안심전환대출 2차분 첫날(지난달 30일) 실적은 2만2000여 건, 판매액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1차분의 절반 속도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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