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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고정금리 권유할땐 언제고…' 안심대출 소외자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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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청자가 폭주해 조기마감한 안심전환대출액을 20조원을 증액하기로 해 아직 신청하지 못한 사람들의 불만이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고정금리, 제2금융권 대출자들은 오히려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 대출자 중에서 상대적으로 이자를 많이 부담하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자가 저렴한 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것이다. 금리가 연 2.5~2.6%로 낮아서 인기가 높다.

인터넷 재테크 관련 카페에서는 “정부의 말만 들었다가 오히려 손해봤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정부의 권유에 따라 4% 내외의 고금리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이번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1년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율을 2017년까지 각각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0년 기준으로 고정금리 대출은 0.5%, 비거치식 분할상환은 6.4%에 불과했다. 비거치식이란 거치기간 없이 대출원금을 갚아나가는 것을 말한다.

당시 정부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하라”며 사람들에게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권유했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소득공제 혜택 등의 당근까지 제시했다. 덕분에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3.6%, 26.5%로 늘었다. 그러나 정부의 권유를 듣고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대출로 전환한 사람은 이번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빠졌다. 한 대출자는 “현재 4%대 이자를 내는데 신규대출 이자가 계속 떨어지는 걸 보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한 사람들도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아니다. 은행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워 은행보다 더 높은 이자를 내고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서민들은 전환 혜택을 받을 우 없는 것이다.

자격요건은 되지만 당장 이자 갚기에 급급해 원금 상환 부담을 감수하기 어려운 저소득층들도 있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게 되면 거치기간 없이 원금을 바로 다음달부터 나눠서 상환해야 한다. 즉 월 상환액이 크게 늘어난다. 또 다른 대출자는 “월 상환금액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돼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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