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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盧시계' 언론플레이까지…'원세훈 국정원' 또다시 공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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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수사 내용을 유출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정원은 또한번 정치개입 논란에 시달릴 처지에 놓였다.

25일 경향신문은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권씨가 박 전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 시계 2개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2009년 노 전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 다음날이었다.

관련 보도가 나간 후 홍만표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은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만일 그런 사실을 흘렸다면 해당자는 인간적으로 형편없는 사람이다. 나쁜 빨대다"라며 유출자를 색출하겠다고 공언했다. 빨대는 비밀스러운 취재원을 뜻하는 언론계 은어다.

이 전중수부장은 "조사 때 노 전 대통령은 '논두렁'은 얘기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노 전대통령에게 '시계는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이 '시계문제가 불거진 뒤 (권씨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한 게 전부"라며 "논두렁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서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중수부장 발언은 유출자에 대한 조사 결과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정원장은 현재 트위터·SNS 대선개입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다.

원 전원장은 국정원 심리전단을 통해 2009년 2월~2013년 1월 국정 현안과 관련해 반정부 세력에 대한 대응 및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도록 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원 전원장의 국정원은 인터넷 댓글활동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전 정권에 대한 흠집내기까지 시도했던 셈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은 검찰 뒤에 숨어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를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심리전단의 활동 등 당시 국정원의 행태를 짚어보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며 "사실관계를 밝혀내긴 힘들겠지만 국정원은 또한번 정치개입 논란에 시달려 명성에 흠이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수사내용을 과장하고 왜곡해 언론에 제공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잘못된 내용을 전하게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대범죄행위"라며 "관련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이 문제를 철저히 가리고 관련 사실을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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