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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7.30 재보선, 새정치연합의 ‘무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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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확인되는 ‘이상 징후’들

애초 유리했던 판세가 ‘공천 파동’으로 180도 급변

이대로 가면 2012년 총선 이후 ‘4전 4패’ 가능성 커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 의석 붕괴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7·30 재보궐선거가 어느 순간 새정치민주연합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애초 새정치연합에 유리할 것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2012년 총선 이후 4차례의 선거에서 연속으로 패배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갤럽이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은 28%로 전 주에 비해 3%포인트 떨어졌다. 새누리당은 전 주와 동일한 41%로 새정치연합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서는 ‘부정 응답’이 48%로 ‘긍정 응답’ 43%를 앞선다.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 응답’이 4주 연속 48%에 머물고 있는데도 새정치연합은 지지율에서 새누리당에 크게 밀리고 있다.

7·30 재보선에서 수도권의 핵심 선거구인 동작을의 경우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8~10일 실시한 동작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나 후보는 51.9%의 지지율로 새정치연합의 기동민(22.3%), 정의당의 노회찬(14.1%)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나 후보는 기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53.9% 대 36.4%, 노 후보와도 54.8% 대 37.0%로 크게 앞선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에서의 박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까지 떨어졌는데도 새누리당 후보들이 야권 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7·30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다른 선거구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새정치연합이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공천한 김포에서도 새누리당의 홍철호 후보가 49.2% 대 26.6%로 김 전 지사를 앞서고 있다는 ‘코리아데일리 윈폴’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새정치연합의 지지 기반인 순천·곡성에서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이 후보는 30.5%로 새정치연합의 서갑원 후보(42.4%)에게 뒤지고 있지만, 50대 이상에서는 44.0%로 37.1%의 서 후보를 앞섰다. 이 후보는 또 자신의 고향인 곡성에선 64.7%의 높은 지지율를 얻고 있다.

이대로라면, 새정치연합은 15개 의석이 걸린 7·30 재보선에서 지지 기반인 호남의 4개 선거구 가운데 3~4개 정도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7·30 재보선에 대한 처음 예상과 180도 달라진 상황이다.

애초 7·30 재보선은 새정치연합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로,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잇단 ‘인사 참사’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폭락하는 등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공천 작업이 시작되자 전전긍긍했다. 동작을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출마시키려고 바짓가랭이를 잡고 늘어지다 퇴짜를 맞는 등 ‘공황’ 직전의 상태였다. 자신들의 지지 기반인 영남벨트도 무너질 우려가 컸다. 부산 기장갑에서 당선 가능성이 컸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거의 확정됐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은 고작 울산 남구을에서만 당선이 안심됐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공천 파동’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당내 계파 몫 챙기기로 인한 무원칙한 공천으로 여론 악화뿐만 아니라 후보들의 경쟁력까지 약화됐다. 광주에서 출마를 준비중이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동작을로 갑자기 내리꽂아 본인조차도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부산에서는 오거돈 전 장관이 돌연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광주에서는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출마를 막으려고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외압을 폭로를 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억지로 끌어냈다. 새누리당은 “권은희 전 과장이 공천을 따내려고 국정원 사건을 폭로했다”며 역공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이번에도 우리가 이겼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과반 의석을 지키는 것을 물론, 오히려 의석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012년 총선 이후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는데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내용상으로는 패배였다.

현재 7·30 재보선은 새정치연합에 ‘4전 4패’를 안기는 선거로 치닫고 있다. 시중에는 박근혜 정부보다 새정치연합의 레임덕이 먼저 올 것 같다고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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