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별도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도 송치와 무관하게 김 의원과 살해된 송 모씨(67) 사이에 오간 금품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김 의원 혐의 입증에 있어 상당 부분 팽씨 진술에 의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2년 팽씨에게 "송씨가 빌린 5억여 원을 빨리 갚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못 나가게 하겠다고 하니 죽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 대가로 김 의원이 팽씨에게 빌려준 7000만원을 없던 것으로 해주겠다고 했다는 게 팽씨 진술이다.
경찰은 송씨와 가까운 건축사, 송씨 가족 진술, 김 의원이 송씨에게 써준 차용증과 같은 간접 증거들을 토대로 김 의원에게 살해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김 의원이 유치장에서 팽씨에게 '증거는 진술뿐이다' '묵비권을 행사하라' 등 쪽지를 세 차례나 건넨 사실도 사실상 범행을 시인한 것이라고 경찰은 해석했다. 이처럼 경찰이 확보한 진술과 정황 증거가 적진 않지만 검찰 측 성패는 이른바 '스모킹건' 확보에 달려 있다는 게 주된 관측이다.
범행 전후 김 의원이 팽씨와 연락할 때 사용한 대포폰과 둘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팽씨가 중국으로 도주한 뒤 대포폰을 버렸고, 문자메시지는 삭제돼 사실상 복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찰은 팽씨가 송씨를 살해할 때 사용한 손도끼 역시 찾아내지 못했다. 김 의원이 송씨에게서 5억여 원을 빌렸다는 차용증 외에 김 의원과 송씨, 팽씨 3자 간 자금 흐름을 명확히 밝혀내야 하는 것도 검찰 몫이다. 경찰이 김 의원에게 적용하지 못한 뇌물수수 혐의를 밝혀내는 것도 검찰 측 과제다.
■ <용어 설명>
▷스모킹 건(Smoking Gun) : '연기가 나는 총'이란 뜻으로 사건과 관련한 결정적 증거 또는 단서를 말한다. 용의자 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면 명백한 증거가 된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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