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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김형식 넘겨받은 검찰…`스모킹 건`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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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력가 살인교사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44)과 팽 모씨(44)가 지난 3일 살인교사와 살인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되면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김 의원이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경찰은 그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자신했지만 공을 넘겨받은 검찰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소와 공소유지를 책임져야 하는 검찰로서는 혐의를 확실히 입증할 만한 추가 물증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도 송치와 무관하게 김 의원과 살해된 송 모씨(67) 사이에 오간 금품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김 의원 혐의 입증에 있어 상당 부분 팽씨 진술에 의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2년 팽씨에게 "송씨가 빌린 5억여 원을 빨리 갚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못 나가게 하겠다고 하니 죽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 대가로 김 의원이 팽씨에게 빌려준 7000만원을 없던 것으로 해주겠다고 했다는 게 팽씨 진술이다.

경찰은 송씨와 가까운 건축사, 송씨 가족 진술, 김 의원이 송씨에게 써준 차용증과 같은 간접 증거들을 토대로 김 의원에게 살해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김 의원이 유치장에서 팽씨에게 '증거는 진술뿐이다' '묵비권을 행사하라' 등 쪽지를 세 차례나 건넨 사실도 사실상 범행을 시인한 것이라고 경찰은 해석했다. 이처럼 경찰이 확보한 진술과 정황 증거가 적진 않지만 검찰 측 성패는 이른바 '스모킹건' 확보에 달려 있다는 게 주된 관측이다.

범행 전후 김 의원이 팽씨와 연락할 때 사용한 대포폰과 둘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팽씨가 중국으로 도주한 뒤 대포폰을 버렸고, 문자메시지는 삭제돼 사실상 복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찰은 팽씨가 송씨를 살해할 때 사용한 손도끼 역시 찾아내지 못했다. 김 의원이 송씨에게서 5억여 원을 빌렸다는 차용증 외에 김 의원과 송씨, 팽씨 3자 간 자금 흐름을 명확히 밝혀내야 하는 것도 검찰 몫이다. 경찰이 김 의원에게 적용하지 못한 뇌물수수 혐의를 밝혀내는 것도 검찰 측 과제다.

■ <용어 설명>

▷스모킹 건(Smoking Gun) : '연기가 나는 총'이란 뜻으로 사건과 관련한 결정적 증거 또는 단서를 말한다. 용의자 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면 명백한 증거가 된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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