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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여당 초선들도 “문 후보 사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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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

“문 후보 사퇴만이 더 큰 분열 막는 최선의 길”


새누리당 초선 의원 6명은 12일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 ‘위안부 문제는 사과받을 필요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식민사관적 역사관이 드러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이 끝까지 반대하게 되면 의석 과반을 겨우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으로서는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자력 통과’가 쉽지 않을 상황이다.

이종훈·민현주·김상민·이재영·윤명희·이자스민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문 후보자의 역사관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에 동의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 후보자의 적격성을 냉철하게 판단해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고, 청와대는 또다시 인사검증에 실패한 인사 시스템을 근본적이고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상민 의원은 별도의 개인 성명을 내 “계속되는 인사참사는, 인사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사를 주도하기 때문”이라며 “청와대 김기춘 실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김기춘 실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애초 이들은 초선의원 17명의 모임인 ‘심지회’ 전체 명의로 성명을 내려고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시기와 내용 등에 부담을 느껴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몇몇 의원 쪽에 ‘성명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안에선 문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어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말은 못해도 이 정도면 문 후보자가 알아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경기도 성남시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을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느냐”며 자신의 소신 발언임을 다시 강조했다. 세 시간여 뒤엔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되는 글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 기고가로서 쓴 것이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되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나가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조혜정 최현준 기자 zesty@hani.co.kr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한다!

무릇 국무총리와 같은 국가 지도자급의 반열에 오르려면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확고한 역사관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든지 “일본에 위안부 문제 사과받을 필요 없다”는 등의 역사 인식에 동의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발언 장소나 취지의 문제는 중요치 않다.

분명한 것은 이런 발언들이 개혁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소명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결코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화합해야 할 이 때, 오히려 국민들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올바르지 못한 역사관에서 미래 지향적이며 혁신적인 국가운영 비전이 나올 리 만무하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문창극 후보자는 즉각적이고 용기 있는 자진 사퇴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더 큰 정치·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둘째,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창극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약속한대로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기를 바란다.

셋째, 또 다시 인사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손질도 강력히 요구한다. 국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걱정과 우려를 안겨주는 인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2014년 6월 12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이상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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