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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새누리 “지방선거 졌다…지도부 공천권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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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의총서 당 변화 요구 봇물

“영남 등 전통 지지기반 해체 느껴져”


6·4 지방선거 뒤 처음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진 선거다”, “이제 ‘묻지마 새누리표’는 없다”는 반성과 함께, 전면적인 당의 변화를 위한 주문이 쏟아졌다. 차기 지도부가 국회의원 공천권을 손에서 놔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였다. ‘빈틈없는 균형 감각으로 국민이 한번 더 기회를 주셨다’는 당 지도부의 인식과는 다른 평가로, 7·14 전당대회에 나서는 당권 주자들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 주목된다.

비공개 의총 초반에 마이크를 잡은 조해진 의원은 “이번 선거를 무승부라고 하지만, 나는 정서적으로 졌다고 느꼈다. 영남, 잘사는 계층이라고 해서 무조건 새누리당을 찍는 게 아니라는 게 확실해졌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버림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그런 측면에서 7·14 전당대회는 보수의 가치에 대한 비전 경쟁이 돼야지, 친박과 비박의 계파 대결로 가선 안 된다. ‘줄 세우기’를 하지 않으려면 모든 당권 후보들이 공천권 해체 선언을 하고 7·30 재보궐선거 공천에서부터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와 부산에서 야권 후보가 40% 넘는 지지를 받는 등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만큼, 당이 새로운 보수의 비전을 제시하며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당 초선의원 모임인 ‘초정회’ 회장인 강석훈 의원도 최근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내용을 근거로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정책도 비전도 전략도 없이 박근혜 대통령만 있는 선거였다. 대통령에 의존하는 선거는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7·14 전대에서 선출된 대표는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내려놓고, 의원들을 ‘줄 세우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이 공천권 포기를 주장하는 것은, 그간 의원들이 자신의 재공천을 위해 지도부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느라 당이 무기력해졌고, 그 결과 지방선거에서도 사실상 패배하게 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강 의원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 지지층은 상당히 잠식당했고, 이대로 가면 위기”라며 “이번 전대에서 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를 이끌 대표를 뽑아야 하고, 새로 뽑힌 대표는 의원들이 공천권에 휘둘려 자기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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