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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문 총리 지명자, “전쟁 불사” “무상급식은 북한식” 극언… ‘제2의 윤창중’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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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안보관·강경보수 칼럼 논란

MB 땐 박근혜에 “마법사” 비난… 당선 뒤 ‘신의 축복’ 칭송

노 전 대통령 국민장 반대… DJ 비자금 주장해 반론보도문도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는 중앙일보 주필과 논설주간, 대기자로 재직 중 수많은 칼럼을 통해 강경보수 색깔을 뚜렷하게 밝혀왔다. ‘핵 무장론’ ‘전쟁불사론’을 주장하는 안보관과 극단적 표현을 동원한 보수편향 정치관으로 ‘제2의 윤창중’이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문 지명자는 2005년 2월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맞서 “미국의 전술핵을 들여오거나, 독자적 방식으로 균형을 이룰 수밖에 없다”고 핵무장을 주장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 후인 2006년 10월엔 “포용이다, 햇볕이다 하며 너무 오래 참았다.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전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더 이상 잘못된 자주에 매달려서는 안된다. 전작권 회수는 다시 협상을 해야 한다”(2009년 10월), “(노무현) 청와대를 386 운동권 세대가 꽉 잡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혹시 몇 사람이라도 그들(간첩)과 연계가 있었다면…. 개운하지가 않다”(2006년 10월)고도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박근혜 대통령’을 맹비난하는 글도 다수 썼다. 2011년 4월 칼럼에서 그는 박 대통령을 ‘그녀’로 지칭하면서 “그녀는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지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지도 않는다. 만약 실제 권력의 자리에 들어서면 어떻게 될까? 동화 오즈의 마법사처럼 휘장 안의 마법사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썼다. 박 대통령의 행정수도 원안 고수와 영남국제공항 주장은 ‘지역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180도 달라져 낯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대선 직후인 12월 “(대선이) 반대의 결과가 되었을 때 지금 이 나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역사의 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대한민국을 지켜 주었던 그가 나타난 것은 아닐까?”라며 박 대통령 당선을 ‘신의 축복’에 비유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했을 땐 “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이 나라는 얼마나 어지럽겠는가”라고 썼다. 2006년 지방선거의 한나라당 압승엔 “국민의 역사인식이 승리한 것”이라고 반색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2011년 12월 ‘위대한 시대’라는 칼럼에서 “그 시대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인재가 쏟아졌다. 그 정점에 박정희가 있었으며…”라고 칭송했다.

야당 출신 대통령에 대한 시선은 냉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2009년 5월 ‘공인의 죽음’이란 칼럼에서는 국민장을 반대하는 주장을 폈다. 4개월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와병 중일 때는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다가 반론보도문을 내기도 했다.

사회경제적 이슈에서는 성장담론을 주로 내세웠다. 문 지명자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이 쟁점일 때는 ‘공짜점심은 싫다’는 칼럼에서 “무료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식량 배급을 위해 줄 선 북한 주민에 비유하며 색깔론 공세를 펴기도 했다. 2009년 용산참사의 과잉 진압을 주도한 당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장 후보자로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되자 ‘김석기를 살려야 한다’는 칼럼으로 감쌌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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