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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발언대] '어르신 틀니' 혜택 널리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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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성균 대한치과보철학회 학술이사·서울대 교수


지방선거가 끝났다. 최근 선거에선 보청기 비용 지원, 만 75세 이상 틀니 부담금 전액 지원 등 노인 건강과 관련된 이른바 '어르신 공약'이 많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건강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그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아직 충분치 않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2010년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과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치아 상태가 좋지 않으면 무른 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되고 고른 영양 섭취가 어렵다. 결국 노인들에게 치아 상태는 전신 건강과 직결된 문제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가 빠지거나 잇몸 뼈가 가라앉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이때 치과 치료, 특히 틀니와 같은 보철 치료가 필수적이다. 틀니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치료 기간이 짧다는 점, 외과적 수술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만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전체 틀니와 부분 틀니에 대한 본인 부담률을 5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이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틀니 수요를 감안할 때 바람직한 조치로 보이나 아직 이런 지원 내용을 모르는 노인이 많아 혜택을 충분히 누리고 있지 못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비용을 들여 틀니를 제작하고도 관리를 잘못해 오히려 구강 질환을 얻게 되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자연 치아를 닦는 것처럼 치약과 칫솔을 사용해 틀니를 세척하거나, 소독 효과를 위해 틀니를 뜨거운 물에 담가 놓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치약의 연마제 성분은 틀니에 상처를 남긴다. 또 그 상처 틈에 곰팡이가 생기고, 입냄새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틀니 세척 시 치약 사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뜨거운 물에 틀니를 삶는 것도 틀니 모양이 뒤틀리고 틀니 강도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틀니의 수명을 늘리고 구강 질환을 예방하려면 틀니 표면에 상처를 내지 않고 살균 효과가 탁월한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노인층에게 치아 건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6월 9일 구강의 날을 맞아 정부는 노인 구강건강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노인 치아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확산되길 기대한다.

[김성균 대한치과보철학회 학술이사·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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