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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분석] 알카에다는 분산됐으나 약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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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양문평 기자 = 알카에다는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이 피살되어 지휘부가 약화됐다.

그렇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9/11테러 같은 것을 감행하지 못할만큼 약화됐는지 아니면 그 저력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오바마는 지난주 자신의 외교정책 연설에서 알카에다의 위험성은 이제 그 핵심지도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관단체나 극단주의자들로부터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표적에 맞추어 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로 인해 해외의 미국인들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피습돼 미국 대사와 3명의 외교관들이 피살된 것을 예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재편된 알카에다가 최근 몇년동안 강화돼 9/11테러처럼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국방부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및 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바 있는 데이비드 세드니는 "우리는 알카에다를 전략적으로 패퇴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알카에다의 전술능력을 억누르는 정도였지 전략적으로는 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개발하지 못했고 그 결과 알카에다는 변형되고 적응하면서 더욱 강력하게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세드니는 알카에다의 분산이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으로 알카에다는 더 이상 위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는 단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가 파키스탄에서 역량을 비축하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는 2·3년 전보다 더 강해졌고 시리아에서는 1·2년 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알카에다는 수레바퀴처럼 중심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성향을 가진 단체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것으로 보고 있다.

빈 라덴이 피살되고 그의 지도부도 파키스탄에서 미국이 수행한 무인기 공격으로 타격을 입었으나 인접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할 경우 야전정보가 고갈돼 미국의 테러방지 작전의 효율성이 떨어질 공산도 크다.

더욱이 수천명의 외국인들이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그 바람에 알카에다에서 분파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는 강화돼 이제 국경을 넘어 이라크에까지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서방 청년들이 귀국해 테러행위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캐서린 짐머먼은 "미국이 테러 방지 전략을 구상했을 때는 알카에다의 핵심 지휘부가 해체되거나 피살되면 모든 연관 단체들은 단순한 지역적 위협으로 축소될 것으로 생각됐다"고 말했다.

예멘에 기지를 둔 알카에다 AQAP에 정통한 짐머먼은 "알카에다의 네트웍이 갈수록 분산됨에 따라 이들은 현지인과의 인간관계와 재원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분산된 알카에다 조직들은 이제 파키스탄에 앉아서 여러 산하단체에 돈을 나눠주는 빈 라덴 같은 총수가 필요없게 됐다는 것이다.

민주방위재단 연구원이자 알카에다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롱 워저널'의 편집장인 톰 조셀린은 "부시 정부나 오바마 정부는 모두 알카에다를 피라미드같은 수직적 명령체제로 보고 그 꼭대기만 없애면 전체가 무너질 것으로 오판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알카에다 지도부는 분산된 채 다른 곳으로 가서 활동한다면서 현재 아라비아 반도에서 알카에다를 지도하는 인물은 지난날 빈 라덴의 보좌관이었다고 지적했다.

yang_pyu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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