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ㆍ안철수 공동 대표의 공천 전횡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불만이 폭발하며 일부에서 '당대표 퇴진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12일 열린 새정치연합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수도권과 호남 공천에서 지나친 '안철수계' 챙기기에 대해 옛 민주계 의원들이 잇달아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ㆍ신안, 재선)은 김ㆍ안 두 대표를 향해 "당을 나가라"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당 수석대변인까지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를 집중 성토했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 재선)은 안 대표를 직접 겨냥하며 본인의 트위터에 작성한 글을 직접 낭독했다. 그는 트위터에 '생떼쓰기 공천만행 쿠데타 기도, 김대중은 본선 승리가 목적이고 안철수는 공천 승리가 목표다'란 문구를 올렸다. 정 의원은 의총장을 나오면서 퇴진 투쟁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이 자체가 퇴진 투쟁"이라고 말했다.
심상찮은 기운은 의총 시작 전부터 곳곳에서 목격됐다. 의총장에 들어서던 수도권과 호남 의원 4명은 차례로 당 중진들이 모여 있는 자리로 이동해 각 지역에서 옛 새정치연합 측 횡포가 너무 심하다는 사실을 계속 알렸다. 이에 대해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이 "저 사람(안 대표)도 그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다른 호남 중진은 "당연히 알지. 새정치 측이 너무 심하다"고 답하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 3선)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호남 민심은 '호남이 봉이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하라고 하면 무조건 하는 사람들이냐' 해서 아주 나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누가 누구에게 지분 챙기기라고 언급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본인들도 지역에 원하거나 빚진 인사에 대해 공천을 해야 하는 처지니 강경하게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잡음이 안 나는 공천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저는 시도당 인사나 공천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 반발이 확산되면서 자칫 안 대표가 '불임 대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제기된다. 6ㆍ4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중 안 대표 측 인사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최근 '안철수계' 후보들이 당내 경선에서 잇달아 완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카드인 전북지사 후보인 강봉균 전 장관도 13일 예정된 경선에서 송하진 전 전주시장과 유성엽 의원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잠복된 갈등을 촉발시킨 '윤장현 광주시장 전략공천' 문제는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무소속 의원은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다. 이 의원은 "단일화 방안을 강 시장에게 일임하고 16일까지 논의를 매듭짓자"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 민심이 뒤숭숭하자 안 대표는 김 대표와 함께 5ㆍ18 이전에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안 대표의 무리한 행보에 대해 전략 부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새정치연합 초선 의원은 "이낙연 의원의 당비 대납 논란을 명분으로 전남은 전략공천하고, 5명의 지역 국회의원이 돕기로 한 광주에서는 경선을 했으면 됐다"고 말했다.
[장용승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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