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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새정치연합도 컨트롤타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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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기초연금 세번째 의총

당 지도부는 “5월 처리” 주장

반대하는 의원들과 설전 오가

정족수 못미쳐 또 결론 못내

“개별의원들에 찬반 물어 결정

반대 더 많으면 처리 안할 것”


이곳에도 ‘컨트롤타워’는 없었다. 1일 오전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총회는 기초연금 5월 처리를 주장하는 당 지도부와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격전장’이었다. 새정치연합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의원들의 의견을 일일이 다시 수렴해서 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의총은 기초연금 문제를 두고 4월16일, 28일에 이어 세번째 마련된 자리였다. 지난 28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법안을 놓고 의원들의 찬반이 엇갈리자,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개별 의견을 다시 확인하고 국민들의 여론을 참조해 당론을 정하기로 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29~30일 의원들에게 ‘6·4 지방선거 전 법안 처리’와 ‘6·4 지방선거 뒤 법안 처리’ 두가지를 선택하도록 하는 설문지를 돌렸다. 또 30일엔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를 받아든 당 지도부는 ‘사실상 통과됐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의총을 시작하면서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더니 130명 중 109명이 답했고, 찬성이 63명, 반대가 44명, 기권이 2명으로 기초연금 5월 처리가 더 많았다. 의견 수렴을 했으니 따로 표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즉시 비판이 쏟아졌다. 한 의원은 “이런 전례가 없다. 의총이라는 것은 자기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이 발언하고, 그에 따라 당론이 모아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의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종이를 돌린 것은 단지 참고용 아니었느냐”며 “내일 의총을 열어서 정식으로 표결하자”고 주장했다.

의총에선 오전 내내 설전이 오갔지만, 참석자는 표결정족수(65명)에 못 미치는 50여명에 불과해 표결은 불가능했다.

오후 속개된 의총에서도 설전이 이어졌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면 안 된다는 건 당의 철학이자 내 소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지방선거의 어려움을 호소하니 지도부로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따라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에 한 초선 의원은 “스스로 자신의 소신과 철학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지도부 결단이니 따라달라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한길 공동대표는 “자꾸 책임, 책임 하지 마라. 내가 지금까지 책임 안 진 게 뭐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논쟁이 격화되자 또다른 중진 의원은 “정부여당안과 함께 우리 당의 안을 올려 본회의에서 표결하되, 국민연금 연계는 안 된다는 우리 철학을 반대토론을 통해 충분히 알리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잠시 정회 뒤 오후 6시 의총을 재소집했지만 30여명밖에 모이지 않았다. 결국 두 공동대표는 “오늘 밤 개별 의원들에게 찬반 의견을 묻고 기초연금법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의총을 마무리지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 의원들 전원에게 문자메시지로 처리 여부를 묻는 조사를 벌였다. 찬성 의견이 더 많이 나오면 당 지도부는 ‘정부여당안과 우리 당 안을 동시에 본회의에 올려 표결하자’고 의총에서 나온 중진의 제안에 따를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의 기초연금법안은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고 65살 이상 소득 하위 70~80%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동시에 두가지 안을 표결하는 방안으로 결정이 나면 새누리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사실상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이 연계된 정부여당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될 전망이다.

이유주현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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