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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정청래, '나꼼수' 김어준 주장 그대로 국회서 되풀이…김용민 "정청래는 과학 질문"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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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백령도·강원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 사건과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북한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전 멤버들이 정 의원과 같은 주장을 인터넷을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정 의원은 인터넷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멤버였던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46)씨가 제기한 의혹 가운데 일부를 그대로 국회에서 주장했고, 또 다른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40)씨는 정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나꼼수 진행자’였던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는 지난 11일 오후 11시 1분 한겨레TV 홈페이지에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KFC’ 5회 방송분인 ‘무인기와 장난감’ 편을 게재했다.

김씨는 방송에서 ‘파주 무인기’에 붙어 있던 배터리 라벨에서 발견된 ‘기용날자’ ‘사용중지 날자’ 문구의 글꼴이 ‘아래아 한글’의 한컴바탕체와 거의 같다는 점, ‘S3-31109-003’이라는 일련번호에 한글이 아닌 영어 S가 들어간 점과 함께 무인기에 장착된 캐논 디지털카메라의 연속촬영 간격·북한에서 잘 쓰지 않는 서기(西紀)식 날짜 표현 등을 근거로 국방부의 발표 내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씨는 “북한은 핵도 개발하고, 위성도 쏘고, 대륙간 탄도탄도 쏠 정도로 군사 기술이 낙후돼 있지 않은데. 이건(북한 무인기) 장난감 아니냐? 무인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이런 건 안 날린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의 KFC 5회’는 지난 9일 촬영된 것으로 정 의원은 당시 이 방송 앞 부분에 출연했다. 다만, 무인기 관련 의혹이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에 대해 발언했다.

정 의원은 방송 촬영 이틀 뒤인 11일 오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 ‘아래아 한글’ 서체 ▲ ‘S3-31109-003’ 일련번호 ▲ “12kg짜리 무인기가 5kg 연료를 장착하면 뜰 수가 없다고 한다”는 주장 등 김씨가 방송에서 제기한 의혹과 같은 내용을 근거로 “북한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어준의 KFC, 한겨레TV와 공동으로 제작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이 부분이 오늘 여러 의혹으로 제기될텐데 아마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해명해야겠지만 같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이니까 통일부(장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 의원은 9일 촬영된 ‘김어준의 KFC’ 방송 내용을 11일 오전 국회에서 주장하고, 이날 오후 김씨는 해당 방송분을 한겨레TV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다.

정 의원은 11일과 12일 트위터에 “<김어준의 KFC 5회 출격> 무인기와 장난감, 전격출격. 무인기 장난감 놓고 장난치냐? 정청래의 촌철살인 기절예언 적중” “<안보면 후회하실걸요>[김어준의 KFC#5] 무인기와 장난감. 닭치고 즐감(닥치고 즐겁게 감상)!”이라는 글을 올려 김씨 방송을 ‘홍보’하기도 했다.

‘나꼼수’의 또 다른 진행자였던 방송인 겸 평론가 김용민(40)씨는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청래 의원에 대한 총공세가 시작됐네요”라며 “무인기가 북한제가 맞느냐는 질문에 믿음이 부족하다며 타박입니다. 과학을 질문하는데 종교로 답하는 저 지독한 집단난독증은 언제쯤 무슨 방법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외통위 회의에서 정부를 상대로 국민과 시민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무인기 논란에 대해 질의를 했을 뿐”이라며 “저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무인기가 북한 것이 아니라고 확정적으로 단 한마디도 말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과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는 무인기 논란은 실제론 김어준씨의 주장이었던 셈이다.

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진상공개장’을 통해 소형 무인 정찰기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평통은 “국방부는 '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하면서 기어코 우리와 연관시켜 제2의 천안함 사건을 날조해낼 흉심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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