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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정부, 유관기관 회의…'무인기 대응' 조치 논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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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소행 확인시 대북 항의·안보리 보고·ICAO 문제제기 가능

연합뉴스

6일 강원도 삼척의 한 야산에서 북한제 추정 무인항공기가 지난 3일 주민의 신고로 수색 끝에 발견됐다. 사진은 최초신고자가 발견당시 촬영한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국방부는 8일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추락 사건과 관련한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유관기관 회의를 개최했다.

장혁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국가정보원, 외교부, 통일부, 국토부 등 유관기관 실무자들이 참여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관계 부처에서 북한의 무인기가 정전협정 및 남북기본합의서, 국제민간항공협정 등에 위배되는지를 검토하기로 했다"며 "조속한 시간 내에 중간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추가로 유관기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추락한 소형 무인기가 북한의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을 때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가 주목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무인기를 통한 정찰활동은 영공 침범이며,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차원에서 유엔을 통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정찰용 무인기라도 해도 남북 간 군사적 적대행위를 금지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에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항의할 수 있다.

정전협정 1조1항과 2조12항 및 14∼16항은 남북한 상대방 지역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육상·해상·공중에서 총 2천800회의 각종 도발을 감행하는 등 적대행위 금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군사정전위 측의 문제제기도 수용한 적이 없다.

게다가 군사정전위는 1991년 3월25일 군정위 유엔사 측 수석 대표로 한국군 장성이 임명된 뒤부터는 개최되지 않고 있어 정전협정 관리기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은 별로 없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침범은 국제법과 유엔헌장 위반이라는 점에서 유엔 안보리를 통해서도 항의할 수 있다.

다만, 무인기 도발에 따른 물리적인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안보리의 정식 의제로 채택될지는 의문이다.

국제민간항공협정(시카고 조약) 8조에 '무(無) 조종자 항공기'에 대한 규정이 있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차원에서의 문제 제기도 가능하다.

시카고 조약 8조는 "조종자 없이 비행할 수 있는 항공기는 체약국의 특별한 허가 없이 또 그 허가의 조건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체약국 영역의 상공을 조종자 없이 비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ICAO 자체가 민간 항공기의 운항과 관련된 안전 문제를 기술적인 차원에서 규율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무인기 도발'을 문제 제기하는 국제무대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나아가 ICAO에서 문제 제기를 해도 문제 제기를 했다는 것 이상의 성과를 얻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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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파주에 추락한 무인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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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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