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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北, '난데없는 무인기' '모략소동'…무인기 적극 부인도 인정도 않는 '모호한 태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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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경기 파주와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잇따라 발견된 무인항공기가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우리 군 당국의 발표와 관련,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책임인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배경이 주목된다.

사건 초기 침묵으로 일관하던 북한은 우리 군 당국이 파주와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잠정결론을 내린 지 사흘 만인 지난 5일 무인기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이어 파주 무인기와 동일 기종인 삼척 무인기가 발견된 다음 날인 7일 또다시 무인기 사건을 거론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우리 군의 사거리 500여㎞ 신형 국산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집중 비난하면서 무인기 사건은 짧게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고, 자신들의 소행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북한 전략군 대변인은 지난 5일 조선인민군 신문사 기자와 문답에서 “‘난데없는 무인기 사건’까지 발생해 가뜩이나 땅바닥으로 떨어진 괴뢰들의 체면을 더 구겨 박아놓았다”고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를 포함한 서울 도심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고 얻어맞고 있는 백령도 상공까지 누비고 유유히 비행했다”고 밝혔다.

전략군 대변인은 특히 우리 군이 국산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뒤늦게 공개한 것을 비난하면서 “서남전선 열점수역에서 진행된 포병 해상사격훈련과 무인기 사건으로 불판 위에 오른 괴뢰 당국이 사태 수습 방도가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7일에는 국방과학원 명의로 대변인 성명을 냈다. 이 역시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정면 비난하면서 무인기 사건을 거론하는 똑같은 형식을 취했다.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성명에서 “지금 미국과 괴뢰패당은 저들의 추악한 정체를 까밝혀 놓은 우리의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대답에 정통이 찔려 속이 켕기게 되자 저들의 범죄적인 미사일 개발책동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못하고 ‘그 무슨 무인기 소동’을 벌이면서 주의를 딴 데로 돌아가게 해보려고 가소롭게 책동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러한 ‘상투적인 모략소동’이 오늘과 같은 밝은 세상에서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정체불명의 무인기’ ‘난데없는 무인기 사건’ ‘상투적인 모략 소동’이라고 표현한 것은 일단 이번 사건에 대한 관련성을 간접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과거 천안함 폭침 사건이나 방송사 해킹 사건 때와 달리 강력 부인하지 않은 것은 우리 군이 제시한 증거를 정면 반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파주 무인기에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기용 날자, 2013.06.25’와 ‘사용중지 날자, 2014.06.25’이라는 북한식 표기(날자)가 발견된 것에 대해 북한 측이 반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할 경우 우리 정부가 명백한 영공 침범에 대한 법적,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점도 북한의 모호한 태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대북 전문가 사이에서는 북한이 일단 무인기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상황 변화를 지켜보다가 향후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조선일보

TV조선 화면 캡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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