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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국민TV, '조선일보 무인기 사진 대형오보' 기사는 오보…하루만에 "성급한 보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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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매체인 국민TV가 3일 오후 본지가 이날 단독 공개한 북한 무인기의 청와대 항공촬영 사진에 대해 ‘대형 오보’라고 보도했다가 4일 오전 공지문을 통해 “성급한 보도였다”고 사과했다.

국민TV는 3일 인터넷 영상방송인 ‘뉴스K’에서 ‘[단독] 조선일보 대형 오보… 북 무인기 靑 항공사진은 가짜’ 기사를 보도했다.

본지가 지난 24일 경기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 촬영 사진 일부를 단독 입수해 이 가운데 1면에 게재한 청와대 항공 촬영 사진이 오보라는 내용이었다.

오보라고 주장한 근거는 본지 보도 사진이 전 세계 위성사진을 인터넷에 제공하는 ‘구글어스’의 현재 위성 사진과 일부 다르고 2012년에 촬영된 구글어스 사진과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구글어스에 나오는 청와대 부근 사진은 2013년 3월 25일 촬영됐다.

본지와 현재 구글어스 사진의 차이점은 청와대 상공에서 동쪽 방향에 있는 삼청공원 주변 건물 부근으로, 본지 보도 사진에는 건물 앞이 공터로 나와 있지만 구글어스 사진에는 이 장소에 가건물로 보이는 것이 놓여 있었다.

국민TV는 또 2012년 3월 20일 촬영됐던 구글어스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사진에는 건물 앞 공터가 컨테이너나 가건물이 없고 비어있다는 점을 근거로 마치 본지가 보도한 사진이 2012년 촬영됐던 사진인 것처럼 보도했다.

국민TV는 “2012년에 텅 빈 곳에 2013년 건물이 생겼는데 2014년 3월 24일 북한 무인기가 찍었다는 사진엔 2012년의 모습이 담겼다”며 “조선일보 보도 사진은 2012년 구글어스에 촬영된 것과 똑같다. 조선일보가 대형 오보를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본지가 보도한 사진은 3일 오후 7시쯤 국방부가 언론에 공개한 사진과 일치했으며, 촬영 당시의 정보를 알려주는 사진의 메타 정보에도 촬영 시간이 24일 오전 9시 22분으로 나타났다.

국민TV 측은 특히 2013년 공터에 놓여 있었던 컨테이너나 가건물이 현재 다시 철거됐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기본적인 확인 절차도 없이 마치 본지가 2012년 사진을 2014년 사진으로 보도했다고 단정지었던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해당 가건물은 공사를 위해 가져다 놓은 컨테이너들로 확인됐다. 컨테이너는 공사가 끝난 후 철거됐다.

또 구글어스가 2013년 3월 촬영한 사진에는 서울 삼청동 근처 국립현대미술관 건물이 건설 중이었지만, 무인기가 찍은 사진에는 건물이 완공돼 있었다. 이는 공터가 아닌 주변 다른 건물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국민TV 보도 내용은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급격히 확산됐고 본지 사진의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됐다. 3일 오후 국방부에서 공개한 무인기 촬영 사진과 본지 보도 사진이 같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부와 국방부가 국민을 속이는 것” 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국민TV는 이날 밤 늦게 해당 기사를 삭제한 뒤 하루가 지난 4일 오전 8시 48분 ‘공지문’을 통해 “4월 3일 자 뉴스K의 조선일보 오보 기사는 성급한 보도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했다. 국민TV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문제의 사진이 (2012년 촬영한) 구글어스 위성사진과 흡사하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시도했다”면서 “사진 분석 결과 최근 촬영 사진이라면 공터로 나온 특정 장소에 건물이 위치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선일보 보도가 오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뉴스K의 보도가 성급했다고 인정하는 이유는 해당 장소의 건물이 다시 철거되고 공터로 환원됐을 가능성을 보도 전에는 간과했기 때문”이라며 “뉴스K의 보도로 혼란을 드린 점 시청자와 독자, 그리고 해당 언론에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TV는 본지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오보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다.

[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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