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년 탄핵 정국보다 더 힘든 현재 유통 환경
경제 성장 둔화, 고환율·고금리, 中이커머스 공세 등
이젠 생존의 문제…8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인구 감소 문제까지 겹치며 내수 기업 고사 위기
서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입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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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유통업계는 2016~17년 탄핵정국과 비교해도 경제 성장 둔화, 소비 심리 위축,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 고환율·고금리로 인한 업황 부담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띄운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추진론을 두고도 여야가 액수와 범위 등을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수 기업들은 말 그대로 고사 위기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오는 4일 이후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와 유통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젠 생존의 문제…8년 전과 다른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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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2017년 3월과 직전 2016년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소비 증가로 국내 면세점과 화장품 산업은 특수를 누렸다. 동시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그 결과 지난달 초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소비 침체와 온라인 쇼핑(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매출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AK플라자'라는 유통업체를 가지고 있는 애경그룹도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 사업인 애경산업 매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초저가'를 무기로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시장을 공습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의 69%가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쿠팡이 내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발 공세에 맞서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쿠팡 모두 2016년 탄핵정국 당시에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않던 기업이었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이 추경 추진을 두고 서로 각을 세우고 있는 대치 상황도 내수 기업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고환율 직격탄…면세점·백화점 타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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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사정도 지난 8년 전에 비해 좋지 않다.
고환율 국면이 계속 이어지자 수입 브랜드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최근 백화점 매출이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의 지난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4조2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백화점 매출 역시 5.1% 줄었다
환율 문제는 국제 식품 원자재 가격과도 연동된다. 환율이 올라가면 올리브유, 코코아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식품업체의 부담이 커진다.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지난 2016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평균 식품 가격 지수는 91.9포인트(p)였다. 이는 2014~16년 평균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의 값이다. 그런데 해당 지수가 지난 2월 기준으로 127.1p로 상승했다. 2016년 대비 약 38% 증가했다.
당연히 소비 심리도 바닥을 기고 있다. 비상계엄이 터진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 대비 12.3p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었다.
고금리 역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6년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였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한국은행이 최근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2.75%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인구 감소 문제가 본격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내수 유통기업들의 향후 성장 전망성도 밝지 못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 문제가 몸으로 직접 느껴진다"면서 "소매가 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물품을 떼서 소매로 넘겨주는 거점 도매들도 하나둘씩 무너졌다. 물건을 받으려 해도 받을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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