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서울 근교의 승마공원에서 딸의 경기를 보고있는 최순실(오른쪽)과 정윤회.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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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당시엔 주목받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서 인기를 끄는 노래를 역주행한다고 하는데 최근엔 오디션 , 경연프로 , SNS 등의 영향으로 일상이 됐다 . 보도사진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 . 취재한 당시엔 묻혔으나 나중에 보니 특종이거나 상징이 되는 사진이다 . 대표적인 게 2013 년 7 월 승마장에 등장한 최순실 ( 개명 후 최서원 ) 일가의 사진이다 . 당시엔 소문만 있던 시절이라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 그러다 2016 년 최씨가 이른바 국정농단의 핵심 배후로 드러나면서 이 사진은 3 년 만에 대한민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물론 , 인터넷과 해외 언론까지 도배했다 . 그때까지 최순실이 나온 거의 유일한 사진이기 때문이었다 . 그야말로 초대박 특종인 셈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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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다음날인 2일자 신문에는 도심속 행사사진과 무기, 한동훈 당시대표 사진 등을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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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년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국군의 날 행사 사진은 하나의 상징이 된 사진이다 . 10 년 단위도 아닌데 시가지 한복판에서 2 년째 군사퍼레이드를 치른 윤석열 대통령은 선글라스를 쓰고 나왔다 . 주무장관인 김용현 장관은 그 옆에 딱 붙어서 귀에 대고 무언가를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 그렇지만 다음날 어느 신문도 이 사진을 쓰지 않았다 . 대부분 1 면은 도심 행진 사진 , 나머지 관련 면에는 현무 -5 등 무기 사진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를 보여주는 사진 등을 썼다 . 그런데 12 월 3 일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부터는 모든 언론이 이 사진을 찾았다 . 충암고 선후배가 모여서 계엄을 작당 모의한 두 사람의 관계를 이 한장의 사진이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 바둑과 야구로 유명한 학교의 명예를 내란으로 먹칠하다니 ...) ‘ 비선 , 측근 , 실세 ’ 이런 단어가 잦아지기 시작하면 느닷없는 사진이 튀어나와 역주행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역주행이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정치 분야에서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아 역주행 사진이 대박 난다는 것은 그만큼 스캔들의 규모도 크다는 것이다 . 원래 차를 반대방향으로 운행한다는 말이니 얼마나 황당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인가 ?
최순실을 담은 그 사진기자는 엄청난 특종을 했지만 그 사진으로는 2011 년 , 2016 년 둘 다 한 개의 상도 받지 못했다 . 찍은 날과 터진 날의 시차가 컸기 때문이다 . 하지만 그보다 앞서 2010 년 연평도에 떨어진 북한의 불발탄 사진으로 그 해 한국사진기자협회 보도사진상 대상과 삼성언론상 사진영상부문 , 한국기자협회 사진보도부문 상 등을 휩쓸었다 . 받을 사람이 미리 당겨서 받은 셈이다 .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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