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단절한채 살아가는 고립·은둔 청소년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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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0명 중 16명이 집 안에만 머무는 ‘은둔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관계를 단절한 채 살아가는 ‘고립 청소년’도 12.6%나 됐다. 25일 여성가족부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전국 9~24세 청소년 1만9160명을 조사해 내놓은 결과다. 전국 규모로는 첫 조사다. 사회적 접촉이 거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청소년이 각각 10%를 넘는다니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주 동안 가족·친척이나 친구·지인과 대화한 경험이 없는 고립·은둔 청소년은 각각 8.3%, 5.6%이다.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 비율도 2.1%나 된다. 여기에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는 비율이 62.5%라니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선진국에서 사회문제가 된 미래세대의 어둡고 소외된 실체를 한국에서도 목도하게 된 것이다.
고립·은둔 청소년은 여자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연구원은 남자 비중이 적은 이유로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힘들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 결과는 흘려듣기 힘들다.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도 않고 고립된 남자 청소년들이 커뮤니티에서 뭉쳐 집단적·폭력적 언행을 표출하는 일이 관찰되고 있다.
세상과 단절한 청소년 상당수는 그 이유로 대인관계와 진로의 어려움을 꼽았다. 오롯이 그들의 능력과 자세에서 비롯된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 조사에 응한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답했다. 문제는 세상에 다시 발을 들인다 해도 재고립·은둔 상태로 돌아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가구 단위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고립·은둔 청소년이 관계 형성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가족뿐 아니라 공동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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