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최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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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투약 상태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 20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엄모(25)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보호관찰 명령도 유지됐다.
엄씨는 지난해 3월 대전 서구 자택에서 함께 살던 여자친구의 목을 조르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인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던 엄씨는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범행을 저질렀는데, 당시 평소 투약량의 2배에 달하는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3시간 후 엄씨는 스스로 112에 전화해 자신의 잘못을 실토했다. 재판 과정에선 "필로폰 투약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범행 직전 행적과 112 신고 내용 등을 보면 사건 당시 엄씨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엄씨가 피해자 앞으로 1억 원의 형사공탁을 한 것에 대해서도 "살인 범행에서 공탁은 액수와 무관하게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다"며 "유족들이 입은 피해를 일부 회복하는 제한적 의미를 가질 뿐이므로, 양형에 있어서도 제한적으로 참작한다"고 밝혔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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