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체들은 고환율·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하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의 식품가 인상 분위기를 놓고 '너무하다'는 말이 나온다. '배달수수료', '원재료 상승' 등 그럴듯한 변명을 앞세우고 뒤로는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관련해 맘스터치는 지난해 10월 말 메뉴 62종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버거는 300원, 치킨은 500원씩 올렸다. 당시 맘스터치는 해당 인상안에 대해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에 따른 점주 수익성 악화와 인건비·공공요금 등 매장 운영 제반 비용의 상승"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달 초 맘스터치는 일부 가맹점을 중심으로 이중가격제(배달 가격 인상)를 적용, 배달메뉴 가격을 평균 15%나 올렸다. 사실상 추가 인상인 셈이다. 이에 따라 '싸이버거' 단품은 지난해 10월 기존 4600원에서 4900원으로 올랐다. 이달부터는 이중가격제를 적용한 가맹점에서 배달 주문 시 1000원가량 인상된 5900원에 판매된다.
기존 '로얄밀크티쉐이크'는 밀크티 베이스 쉐이크 위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메뉴다. 반면 리뉴얼 버전의 '밀크티쉐이크'는 가격은 동일하지만 밀크티 베이스 쉐이크 위에 일반 생크림을 얹어준다. 아이스크림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동일 가격에 제품 퀄리티를 낮춘 것이다. '우회 인상'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해당 업체들이 배달수수료, 원재료 상승 등을 핑계로 가격을 두 번이나 올리곤 초과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선 탄핵 정국으로 국정 공백 상황에 진입하자 업체들이 수익성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해 커피, 코코아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폭등한 것은 맞지만 밀가루, 식용유, 옥수수 등의 가격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일부는 오히려 낮아졌다. 기업이 원가 상승분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그리드플레이션(탐욕+물가상승)'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때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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