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玩物喪志(완물상지)(희롱할 완, 물건 물, 잃을 상, 뜻 지)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래: 서경(書經) 여오(旅獒)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의 주인이 되자 서쪽에 있던 여(旅)나라에서 오(獒)라는 커다란 개를 공물(貢物)로 바쳤습니다. 오(獒)를 받고 기뻐하는 무왕에게 태보(太保) 자리에 있던 소공(召公)이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사방의 오랑캐들이 공물을 바쳐온 것은 왕께서 큰 덕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제후들에게 그것을 나누어 주어 친밀한 정을 다지시면 나라가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왕께서 귀나 눈과 같은 감각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으면 모든 법도가 바르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희롱하면 덕을 잃게 되며 물건을 희롱하면 뜻을 잃게 됩니다(玩人喪德 玩物喪志). 기이한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마시고 일상에서 쓰는 물건들이라 하찮게 여기지 않으시면 백성들의 생활이 풍족해질 것입니다. 오직 어진 사람을 보물로 여기시면 백성들이 편안하게 될 것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정사를 돌보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시고 작은 일에도 조심하지 않으시면 끝내는 큰 덕에 누를 끼치게 됩니다. 진실로 이와 같이 나아가시면 나라가 보존되고 대대로 왕업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경계(警戒)의 의미를 짚은 해당 글에서 완물상지(玩物喪志) 성어가 유래됐습니다.

● 생각거리: 완물상지(玩物喪志)의 ‘물(物)’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질적, 정서적, 오락적으로 누리는 것을 통틀어 가리킨 것입니다. 북송(北宋)의 유학자 정호(程顥)는 제자인 사양좌(謝良佐)가 사서(史書)를 잘 외우며 박학다식(博學多識)한 것을 자부하자 “잘 외우고 많이 알기만 하는 것은 사물에 정신이 뺏겨 본심을 잃는 것과 같다(以記誦博識 爲玩物喪志)”며 경계하였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