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서초구 반포 소재 부동산에 매물을 소개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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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문의가 엄청 왔죠. 오늘은 썰렁하네요. 당분간 매매 문의는 없을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약간 조정될 수는 있어 보여요.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떨어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A 공인중개소에 들어서니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말에는 전화통에 불이 났다”던 이 공인중개소의 대표는 “오늘은 전화가 한 통도 오지 않았다”면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시행 첫날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서초구는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부동산을 거래할 때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게 됐다. 토허제가 시행되기 직전 주말(22~23일) 서초구의 공인중개소에는 매수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 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제도 시행 전 전세 낀 매물을 싸게 잡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그러나 토허제가 시행된 이날부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토허제 시행 직전 주말에 이뤄진 거래는 전세를 낀 매물 등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위주로 이뤄졌다. 반포에서 영업 중인 B 공인중개소의 관계자는 “토허제가 시행되기 전 주말에 매물을 확인하려는 연락이 많이 왔다”며 “급매가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려고 미리 집을 사둔 경우나 노후 자금을 위해 집을 팔려는 일부 매물만 거래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갭투자를 위해 전세를 낀 매물이나 급매를 찾는 문의는 많았으나, 거래는 예상만큼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급매의 경우 일부 소유주의 사정에 따른 것으로, 대부분의 소유주들이 급하게 가격을 낮춰 팔려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게 반포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주말에 가격을 2억~3억원 올린 경우가 다반사였다.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에 위치한 부동산에서 인근 아파트 매물을 소개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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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토허제 전 급매로 가격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포는 그렇지 않다”며 “여기 사는 사람들은 급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래미안 원베일리만 해도 55억원에 팔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건 한강 조망이 아닌 동이라서 그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실제 가격이 빠진 게 아니다”며 “최근 같은 평수(34평)가 한강이 보이는 동의 경우 70억원대에 거래됐다”고 덧붙였다.
◇토허제 학습효과에 시장 관망세로…매물 잠기기도
서초구의 부동산 시장은 토허제가 적용되는 기간인 9월 말까지 관망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A 공인중개사 대표는 “당분간 거래가 없이 시장 상황만 관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6월 전 보유세 부담이 큰 소유주가 내놓는 아파트 매물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초구 소재 D 공인중개사 대표는 “공시가 상승에도 세금 부담이 1000만원 안팎에 그쳐 매물과는 큰 상관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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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서초구 부동산 시장은 오는 9월 토허제가 해제될 경우 다시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허제 해제 이후 대상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번 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허제 해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 집값이 앞으로 더 상승한다는 걸 알려주는 답안지가 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학습이 돼 있다”고 했다.
실제로 토허제로 묶인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에 따르면 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허제가 시행된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직전 2년(2018년 6월~2020년 5월)과 직후 2년(2020년 6월~2022년 5월)의 아파트 매매량을 조사한 결과, 거래량은 4개 지역에서 모두 감소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최근까지 지속됐다. 잠실 아파트 매매가는 2020년 6월 3.3㎡(1평)당 5758만원에서 지난달 7898만원으로 37.2% 올랐다. 같은 기간 청담동과 대치동, 삼성동의 집값 상승률은 각각 35.3%, 35.9%, 32.4% 상승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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