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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혼 후 전 배우자 보험료까지” 양육도 벅찬데 보험 꼭 깨야 하나 [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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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부담 큰데 해지 아깝다면

‘감액·계약분리’로 보장 유지

이혼 후 전 배우자 보험료 부담

계약분리로 보장유지, 비용은 각자

휴직 등 갑자기 목돈 필요할 때는

계약대출·납입유예로 숨통 틀 수 있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490만원(2022년·보험개발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이민성(40) 씨는 이혼 후 전 배우자와 함께 가입한 통합보험이 부담스럽다. 생활비 감당도 어려운데 전 배우자에 대한 보험료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 억울하기도 하다. 보험을 해지하면 속은 시원하겠지만, 그동안 낸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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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많았던 이민성 씨(40세). 결혼 후 아이를 갖게 되자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해 종신보험과 통합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설계사는 아니지만, 아버지를 위해 치매보험까지 설계할 정도로 ‘보험 우등생’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육아휴직을 낸 이 씨는 생활비와 매달 나가는 보험료 부담까지 짊어져야 했다. 매달 수십만 원씩 나가는 보험료를 더 이상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생명보험은 사람이 생존하거나 사망했을 때 경제적인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장기간 유지하는 상품이지만, 살다 보면 갑작스러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해지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씨 역시 보험료 부담에 해지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과거 지인이 보험을 해지했다가 큰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했던 기억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 씨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로 했다.

이혼에 육아휴직까지 겹치면서 보험료 내기가 너무 힘들어요. 해지하자니 아깝고요. 유지할 방법이 있을까요?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보험료를 감액하거나, 계약을 분리하는 등의 제도는 정부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권장한 것도 있고, 보험사가 중도 해지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경우도 있습니다. 해지를 성급히 결정했다가 보장이 필요할 때 새로 가입하지 못하거나 보험료가 더 비싸질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겠죠. 혼자 아이도 키워야 해서 생활비도 빠듯한데, 보험료를 줄일 수는 없나요?
보험료 부담이 클 땐 ‘감액제도’를 고려해 볼 수 있어요. 감액제도는 가입 당시 약정한 보험가입금액을 줄이는 대신에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입니다. 즉, 보장 규모는 줄지만, 보험 계약은 그대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입 금액이 1억원인 종신보험이 있다면 이를 5000만원으로 줄이고 그에 맞춰 보험료도 낮출 수 있습니다. 줄어든 보장 부분은 해지한 것으로 간주해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도 있어요. 보험을 완전히 해지하는 것보다는 손실을 줄이면서 보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실효된 보험(보험료 미납으로 효력이 사라진 계약)을 다시 살릴 때도 감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감액 후 줄어든 보장으로 계약을 부활시키는 방식입니다. 다만, 최근 판매된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은 감액 시 환급금이 적거나 없을 수 있으므로, 약관과 해약환급금 안내서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이혼 후에도 가족 통합보험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전처가 피보험자인 특약 보험료까지 내고 있는데, 억울한 느낌이 들어요. 해지하면 속은 시원하겠지만 보장이 아깝기도 해서 고민이에요.
통합보험은 한 계약 안에 배우자와 자녀 등을 함께 담는 방식입니다. 이혼 후 가족 자격이 사라지면 특약의 효과는 사라지지만, 3개월 이내 상호 동의를 받고 다시 신청하면 효력을 살릴 수 있죠. 물론 이혼 후 같은 계약, 하나의 증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계약분리’입니다.

계약분리는 기존 보험을 피보험자별로 나눠 각각 별도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씨처럼 전 배우자에 대한 보험료까지 내는 경우, 계약분리를 하면 전 배우자가 본인의 보험료를 직접 부담하게 됩니다. 보장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이 씨의 부담은 줄어드는 셈이죠.

단, 2016년 이전에 가입한 일부 상품은 계약분리 특약이 없을 수 있어 약관을 확인하거나 보험사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저서 보험 계약을 해지했다가, 추후 안정된 뒤에 다시 가입하려고 해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계약분리, 납입유예 등의 방법을 이용하면 해지하지 않고도 경제적 보탬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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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배우자만 빠져나가도 보험료 부담은 확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 육아휴직까지 내다보니 고정지출인 보험료가 큰 부담이었어요. 원래는 보험을 아예 깨려고 했거든요.
이럴 땐 ‘민생안정특약(납입유예)’ 같은 제도성 특약을 활용할 수도 있어요. 갑작스러운 실직, 질병, 출산, 육아휴직 등 소득이 끊기는 상황에서 보험료 납부를 일정 기간 미룰 수 있습니다.

계약일로부터 1년이 지난 이후에 계약자가 ▷실직(실업급여대상자) ▷3대 중대질병(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출산·육아휴직 등이 발생하는 경우 보험회사가 정한 방법에 따라 납입유예를 신청할 수 있어요. 이 유예 기간에도 보장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납입유예가 끝난 뒤 보험료를 다시 내면 됩니다.

하지만 유예한 기간만큼 납부 완료 시점도 늦춰지고, 일부 보험은 납입유예를 재신청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상품 약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납입유예 신청으로 잠시 숨은 돌릴 수 있겠지만, 혼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제가 몸이 아플지 걱정이 들기도 해요. 만약 갑자기 큰돈이 필요할 때도 보험을 지킬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보험계약대출은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보험을 깨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이미 낸 보험료로 쌓인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보험회사에서 일정 금액을 대출받는 방식입니다. 종신보험이나 장기저축성 보험처럼 해약환급금이 많은 상품일수록 대출할 수 있는 금액도 큰 편입니다. 방문이나 심사,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서 ‘급전’으로도 많이 쓰이곤 합니다.

다만, 대출이기 때문에 이자가 붙는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해요. 대출 이자는 일반 신용대출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장기간 대출을 유지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동대출납입제도’가 있습니다. 혹시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해약환급금이 쌓여 있는 상태라면 이 금액을 활용해 보험료가 자동으로 납부되는 방식이에요. 이를 통해 보험이 실효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 역시 해약환급금이 있어야 가능하고, 자동대출 납부이 가능한 기간과 조건은 상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돼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사망 보장 외에도 건강이나 노후 대비까지 하고 싶어요. 보험 내용을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가족 구성이나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질수록, 보험의 방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계약전환제도’입니다. 기존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죠. 예를 들어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바꾸거나, 건강보장이 더 강화된 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전환 시 별도의 건강심사 없이 기존 가입 시점의 나이와 조건을 기준으로 새 상품이 적용되기 때문에, 유리한 조건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일부 보험 상품은 ‘연금전환특약’을 붙일 수 있습니다. 일정 기간 보험을 유지한 뒤, 연금 개시 시점에 맞춰 연금으로 전환해 노후 대비까지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상품별로 전환할 수 있는 시기, 방식, 대상 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설계사나 고객센터를 통해 충분히 상담받은 후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때로는 정리하는 것도 필요한 선택일 수 있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보험은 무조건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내 상황과 여건에 맞춰 ‘현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보장의 필요성, 재정적인 여유, 앞으로의 삶의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죠. 필요하다면 감액, 계약전환, 일부 해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정할 수도 있고, 때로는 정리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무작정 해지하거나, 반대로 억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보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초점을 두는 것, 그것이 바로 현명한 보험 소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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