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업확장·자금조달로 위기 초래…전망 과장 논란도
수주 전망도 불투명…증권가 "이차전지株 비싸고 모멘텀 부재"
아울러 이차전지 사업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금양의 상장유지나 주가회복을 기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양 본사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 21일 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으로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1978년 설립 후 발포제와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해온 금양은 2020년대 들어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관련주 투자 열풍을 이끌었다.
금양의 홍보이사였던 박순혁 씨는 회사의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종목을 소개하며 '밧데리 아저씨'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이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회사의 위기가 시작됐다.
금양은 몽골과 콩고 광산에 투자하고 부산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4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공시번복을 이유로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고, 벌점 누적에 따라 관리종목으로도 지정했다.
앞서 금양은 몽골 광산의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논란 끝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벌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애초 4천억원대와 1천600억원대로 추정했던 몽골 광산의 매출 및 영업이익 추정치를 불과 1년여 만에 각각 66억원, 13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 이유다.
시총도 6천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최종 상장폐지까지는 금양의 이의 신청과, 차기 감사보고서의 감사 의견 개선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상장폐지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영롱 배터리 |
금양은 2023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손실이 56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채 총계는 전년도 4천569억원에서 지난해 7천624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꿈의 이차전지'라는 '4695 배터리'도 아직 뚜렷한 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한울회계법인은 이번에 금양에 대해 '의견 거절' 감사 의견을 내면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처분 계획을 공시 대신 유튜브로 공개해 회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게 만든 박순혁 전 이사는 2023년 5월 회사를 떠났다.
박 전 이사는 콩고 광산 계약 관련 미공개 정보를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에게 전달해 7억5천만원대 부당이익을 취하게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22년까지 이차전지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증권사들도 이후로는 금양에 대한 리포트를 내지 않고 있다.
이차전지 업황 부진도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이날 이차전지 업종 보고서에서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에 모멘텀도 부재하다"며 "반도체 섹터 대비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낮다"고 짚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유럽 지역 배터리 출하 증가율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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