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토허제에 시장 혼란
"규제 더 길어질것" 투자심리 위축
34억까지 치솟았던 잠실 리센츠
전용84㎡ 호가 28억으로 떨어져
"단기 조정···추세 하락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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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아파트 매도자가 일요일까지 계약 조건으로 3억 원 낮춰 팔려고 했는데 매수자가 보유한 잠실 아파트 계약이 불발되면서 거래가 중단됐어요. 이 상태로 23일 자정이 지나면 거래가 더 줄어드는 만큼 매도 호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이 발표된 후 사흘째인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으로 시장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토허구역 해제 직후 매매 가격이 급등했던 송파구 잠실동도 마찬가지다. 34억 원까지 치솟았던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호가가 6억 원이나 낮춘 28억 원까지 나와 있다. 이날 잠실 엘스 동일 주택형도 30억 원까지 올랐던 호가가 3억 넘게 하락한 27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에 새로 지정한 토허구역 기간을 6개월이라고 했지만 쉽게 못 풀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이 당분간 규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외지인의 주택 매입 수요가 급감해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실거주 시장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가계약금까지 입금한 매수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강남 지역 아파트의 매물은 쌓이고 있다. 토허구역 재지정 전날이었던 18일과 비교해 이날 기준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매도 매물은 1955건으로 3일 만에 8%(146건)나 늘었다. 규제에 새로 묶인 방이동은 3일 만에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매물이 238건으로 사흘 전(212건)과 비교해 12.2% 늘었다. 강남구 삼성동도 681건으로 4.1% 증가한 가운데 대치동과 청담동도 각각 1.5%(14건), 1.9%(13건)씩 매물이 늘었다.
다만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이미 매매 가격이 급등한 후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서울 분양 시장의 느린 공급 진도율과 내년 서울 및 수도권 준공 물량 감소를 고려하면 강남 3구와 용산 아파트 가격의 하락까지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아울러 봄 이사철 아파트 전월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매매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도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과 수도권 아파트 공급 부족 등을 감안할 때 매수자들이 주택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토허구역으로 묶인 지역에서 단기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어도 지난해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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