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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단독] 원자력환경공단도 MBK에 선 긋기… ‘적대적 M&A 미참여’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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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로고. /MBK파트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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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3월 20일 16시 0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MBK파트너스와 ‘선 긋기’에 나섰다. MBK파트너스의 6호 블라인드펀드에 약 3000억원 출자를 확정한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적대적 M&A 투자 배제를 정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산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이하 방폐기금)은 최근 MBK파트너스 6호 블라인드 펀드로 약 250억원 출자를 확정하면서 ‘적대적 M&A 투자 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방폐기금이 MBK파트너스에 출자한 자금의 사용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향후 경영권 분쟁 투자 건 자금 요청(캐피탈 콜) 시 방폐기금은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연금도 지난 2월 6호 블라인드펀드 출자 계약에 동일한 내용을 추가했다.

지난해 MBK가 벌인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가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MBK파트너스 피투자 회사인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점도 방폐기금의 선 긋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방폐기금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방사성폐기물 관리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009년에 조성한 기금이다. 총 4조원 규모로, 지난해 처음으로 사모투자 분야 위탁운용사(GP) 선정 작업을 진행, MBK파트너스 등 4곳을 GP로 선정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구조나 재무구조 개선이 아닌 적대적 M&A가 국민연금 등 기관 자금의 운용 방향과 맞느냐는 지적이 유동성 공급자(LP) 사이에서 제기돼 왔다”면서 “홈플러스 사태까지 더해지며 MBK로 미운털이 박혔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MBK파트너스의 6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상반기 3차 클로징(마감)을 예정했지만, 국세청 조사에 금융당국 검사까지 겹치자 출자 약정 지연은 물론 투자 재검토 가능성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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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MBK파트너스는 금융감독원 칼날 앞에 섰다. 지난 4일 급작스럽게 이뤄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대상 검사에 착수하면서다. PEF 운용사가 금감원 검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 법정관리를 준비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검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자단기사채 부정거래 의혹, 국민연금 등 상환전환우선주(RCPS) 출자자 이익 침해 여부도 검사 대상에 올랐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 조사에서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미리 알고 있었다거나, 신용등급 강등을 알고도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다는 결론이 나오면 아직 출자 약정을 마치지 않은 LP들은 출자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 6호 펀드로의 3000억원 출자 취소 가능성도 열어뒀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지난 18일 국회에 나와 참석해 “법적으로 제재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MBK파트너스로 출자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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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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