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총서 재도약 외친 삼성전자
HBM4·커스텀HBM 기술 승부수
2분기부터 5세대 모델 본격 증산
주52시간 예외 적용 필요성 강조
"기대 못미쳐 죄송"주가하락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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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신성장 엔진 탑재를 위한 인수합병(M&A)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다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재용 회장이 위기 돌파를 위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히 행동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반격을 예고한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변화와 하반기 업황 회복을 기대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145% 높여 잡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역량 확보는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 조건”이라며 “M&A를 계속 추진해왔지만 아쉽게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는 더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M&A 주요 후보군으로는 AI와 로봇·메디테크·공조 분야가 꼽힌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초기 대응이 늦었다”면서도 “이르면 2분기부터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또 “내년에 다가올 HBM4와 커스텀(맞춤형) HBM에서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후발 주자에 밀리며 위기론이 불거졌는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 "2분기부터 HBM 반격"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시장 트렌드를 늦게 읽는 바람에 HBM 초기 시장을 놓쳤지만 조직 개편과 모든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올해 HBM3E 공급은 지난해 대비 상당 수준 늘어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핵심은 차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HBM4와 커스텀 HBM에서 기술 승부수를 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인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1c) D램을 HBM4에 적용하기 위해 기존 설계보다 칩 사이즈를 키우고 수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설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회장은 해당 제품들에 대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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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반도체 시황 회복될 것···파운드리는 2~3년 내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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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황이 회복되는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전 부회장은 “상반기는 시장 불확실성이 크지만 AI 투자 붐이 지속되고 중국을 중심으로 모바일 재고 소진이 급격히 이뤄져 하반기부터는 수급 균형이 회복될 것”이라며 “D램·낸드 모두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쳤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은 빠르게 계곡 너머를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익 전망치를 기존 29조 4410억 원에서 40조 751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해 주52시간 예외 근로 특례 등이 포함된 반도체특별법의 필요성 또한 제기됐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국내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아니고 국가 간 패권 경쟁”이라며 “중국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공정 미세화를 더 빨리 드라이브(추진)해야 해서 개발 난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며 “신제품 개발 기간이 늘면서 개발 인력의 집중 근무는 필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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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현재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로 양산하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고, 선단 공정 기술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율을 빨리 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위치에 최단 기간에 도달하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파운드리는 수주 사업이기 때문에 지금 수주를 해도 일러야 2년, 보통 3년 뒤에 매출이 나온다”며 “1~2분기 안에 해결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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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엔 고개 숙여···계열사도 신사업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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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전자 계열사들도 주주총회를 열고 전장과 전고체 배터리, AI 데이터센터 등 신시장 개척 청사진을 밝혔다.
삼성SDI는 올해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P7 개발을 완료하고, 46파이 배터리를 1분기부터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중점 추진 분야로 전장과 AI·서버를 제시하며 해당 사업에서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용 회장의 사즉생 메시지에 대해 “독하지 않으면 죽는 것이고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죽는 것”이라며 “‘독한 삼성인이 되자’는 주문은 신입 사원부터 사장까지 다 새겨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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