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플라이 '블루 고스트', NASA 장비 10개 전부 시연
달에서 밤 맞은 뒤에도 5시간 작동…"첫 시도서 완벽하게 해내"
지난 2일 달에 착륙한 민간 탐사선 '블루 고스트'의 그림자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민간 우주선으로는 처음으로 달 착륙에 완벽하게 성공한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의 '블루 고스트'가 달에서 모든 임무 목표를 달성하고 가동을 종료했다.
파이어플라이는 17일(미 중부시간 기준) 블루 고스트가 전날 오후 4시 15분께 마지막 데이터를 전송하고 목표를 100% 달성한 뒤 임무를 마감했다고 17일 밝혔다.
블루 고스트는 지난 2일 달 앞면의 북동쪽 사분면에 있는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Mare Crisium·위난의 바다)에 착륙한 뒤 태양 빛이 비친 346시간 동안 작동했으며, 이후 완전히 어두워진 달의 밤(lunar night)을 맞아서도 약 5시간 더 작동한 뒤 수명을 다했다. 지구 기준으로는 14일이 넘는 시간이다.
앞서 이 탐사선은 지난 1월 15일 지구에서 발사된 뒤 한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궤도를 비행하고 예정된 시점에 달 표면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민간 기업이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것은 역사상 두 번째였지만, 지난해 2월 처음 성공한 미국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가 착륙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수명이 단축된 바 있어, '완벽한' 성공은 블루 고스트가 처음이었다.
달에 착륙한 블루 고스트의 태양광 패널과 안테나 부분이 찍힌 이미지 |
높이 2m, 가로·세로 각 3.5m 크기인 블루 고스트는 네 발로 달 표면에 안정적으로 발을 디딘 이후 지구에서 싣고 온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첨단기술 장비 10개를 모두 무사히 가동했다.
블루 고스트는 51GB의 과학 기술 데이터를 포함해 119GB가 넘는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며 당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아울러 특수 진공 장치를 사용해 달 먼지를 포집해 분류하고, 우주선 하부에 장착된 드릴로 달의 지표면을 91㎝가량 뚫어 토양 온도를 측정하는 작업도 했다.
제이슨 김 파이어플라이 최고경영자(CEO)는 "블루 고스트가 처음으로 달 표면에서 GPS 신호를 추적한 것을 비롯해 드릴로 달 표면을 뚫고 이전보다 더 깊게 들어가 과학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성공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CEO는 "NASA의 CLPS(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이니셔티브와 백악관이 이번 파이어플라이 임무의 든든한 기반이 되어준 것에 대해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구가 태양을 가린 개기일식을 달에서 '블루 고스트'가 촬영한 이미지 |
CLPS는 NASA가 달 탐사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2018년부터 민간 기업들을 지원해온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달 착륙선을 개발하고 우주로 보낸 업체는 파이어플라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3곳이지만, 그동안 계획대로 임무를 100% 완수한 업체는 파이어플라이가 유일하다.
블루 고스트는 달 표면에서 작동 중이던 지난 14일에는 태앙과 지구, 달이 나란히 서게 되면서 지구가 태양의 가운데에 겹쳐 개기일식이 나타난 희귀한 장면을 달에서 촬영해 전송하기도 했다.
파이어플라이의 수석 엔지니어 윌 쿠건은 "우리 팀이 거의 불가능한 업적을 쉽게 해낸 것처럼 보이지만 달 착륙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 첫 번째 시도에서는"이라고 강조했다.
파이어플라이는 내년에 달 뒷면 착륙을 목표로 진행 중인 '블루 고스트 미션 2'를 위한 우주선 제작에도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구의 모습이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에 반사된 모습을 촬영한 이미지 |
min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