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경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 오주환 교수, 하은진 교수, 한세원 교수 /장련성 기자, 박상훈 기자,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대 의대 교수 4명이 1년 넘게 의료·교육 현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는 의대생·전공의를 향해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인다”는 성명을 냈다. 교수들은 “여러분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할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다”며 “오직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있기)과 대안 없는 반대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결정할 때”라고 했다. 보태고 뺄 것 없이 많은 국민이 의대생·전공의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교수들은 또 “의료 기사 댓글 등에는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지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교수들은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 “여러분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하지만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 그 가족들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가 잘못한 것이 맞지만 극단적 대립은 나라를 파괴한다. 그런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했다. 상식을 가진 많은 사람이 이 지적에 공감할 것이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3월까지 복귀할 경우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원래 정원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했다. 나머지 문제들도 협상으로 풀어나갈 여건이 돼 있다.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더 이상 복귀를 미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했던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기 때문이다.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으면서 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가 많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정부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충분한 연구와 의견 수렴 없이 대폭 증원을 결정한 정부의 잘못이 크다. 그렇다고 아픈 사람을 외면하고 노조처럼 파업한 의사들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의료와 교육을 정상화하고 남은 문제들은 대화로 해결해나가는 길에 들어서야 할 때가 됐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