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만세' 지지자 사망...尹측 김계리, "인간인가" 분노한 이유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유인물을 뿌린 뒤 분신을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결국 숨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법률대리인 김계리 변호사(41·사법연수원 42기)는 그의 유인물 내용을 SNS에 공유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7일 낮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소방관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분신 시도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변호사는 지난 19일 SNS를 통해 “지난 7일 탄핵 정국에 분신을 시도하신 분이 끝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관련 기사) 댓글 창엔 이것들이 인간인가 싶은, 고인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보인다”라며 “악플 단 너희의 죽음도 그와 같은 조롱을 받으라. 아니, 싸구려 댓글이나 배설하고 있는 너희의 삶과 죽음은 딱 그 정도의 가치로 조롱조차 받지 못하고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삶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고인이 외치고 싶었던 말을 올린다”며 유인물을 사진으로 전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낮 12시께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분신을 시도했던 남성 A(79)씨가 지난 19일 오후 1시께 서울 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A씨가 몸에 불을 붙이기 전 뿌린 유인물에는 “저는 젊어서 진보였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유인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을 비난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뒤에 숨은 종북 세력들의 음모가 엄청났다”고 주장한 A씨는 경찰, 법원, 헌법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친중 세력’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만세’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당일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윤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지지자들이 몰려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가 분신으로 사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당시 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분신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같은 달 20일 숨졌다.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에 따라 지난 8일 석방된 윤 대통령은 “저의 구속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으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탄핵 찬반 양측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YTN 라디오에서 “거리에 나가 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극한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며 “공수처 주변에서 분신하신 분도 계시고 서울시의회 근처에서도 분신한 분이 계신다. 이런 분들의 분신 사유나 명확한 인과관계가 수사를 통해 밝혀질 필요는 있지만 굉장히 격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방문하려고 여러 일정을 잡았다가 취소한 경우도 있다. 혼란이 국내를 넘어서서 외교적인 혼란까지도 가고 있는 상황이라서 빨리 정리되는 게 맞다”며 “통상의 경우 또는 통상의 예상과는 달리 길어지고 있으니까 사실 정치하는 모든 사람, 국민의힘에서도 답답하다.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빨리 좀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