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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이재용 “삼성다운 저력 잃어…'사즉생' 각오로 위기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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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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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회장이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메시지를 낸 것은 현재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가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D램, TV,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모두 점유율이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등 미래 사업 부진으로 앞으로 주요 사업에서 초격차·초일류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근본적 경쟁력 복원을 촉구하고 조직 전체에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달 시작한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이 회장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영상에 담긴 메시지에서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메시지는 사실상 이 회장이 위기에 대한 긴장감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전 분야에 걸친 혁신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경영 방식과 사업 구조,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았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메시지가 복합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의 위기 타개 방안에 한층 속도를 가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장단에 전달했던 경영 메시지를 전 계열사 임원에게 전파한 만큼 새로운 경영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이 회장은 키워드를 '생존'으로 격상한 만큼 이전과 다른 혁신을 넘어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회장은 기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역설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참석 임원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주어졌다. 이는 삼성전자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임원이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이다.

19일 열리는 삼성전자 주주총회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이 새 메시지를 낸 직후 열리는 자리인 만큼 보다 구체적인 삼성의 위기 극복과 성장 비전이 제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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