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선 경찰서 집회 동원
"집으로 퇴근한 날 손꼽혀"
탄핵 심판 당일 '갑호비상'
돌발상황 대비해 훈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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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 고지가 한 주 더 지연되면서 탄핵소추 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심판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윤 대통령의 탁핵을 찬성하는 ‘찬탄’과 반대인 ‘반탄’ 세력이 연일 서울 각지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어 이에 대비하는 경찰들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 주로 예상됐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한 주 더 밀리면서 이번 주 중 탄핵 심판 선고 일자가 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은 지난해 12월 14일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뒤로 벌써 93일 째를 맞이하고 있다. 소추 이후 선고까지 91일이 걸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을 넘긴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63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특히 경비와 기동대 소속 경찰관들의 피로도는 이미 한계를 마주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서울 일선 경찰서들은 선고일 대비 훈련을 근무와 함께 병행하고 있다. 선고 당일 결과에 따라 이에 불복하는 세력들이 헌법재판소 등 정부기관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어 예민함도 극에 달한 상황이다.
다른 경찰관 C 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에도 근무 환경이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탄핵 선고 당일 갑호비상 발령 등 강도 높은 근무가 예상되고 돌발상황도 다수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피로도가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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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4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선고 당일 갑호비상 발령은 물론 2만여 명을 동원해 헌법재판소 일대 전면 보안에 나선다고 밝혔다. 갑호비상은 경찰의 비상 근무 태세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치안 수요의 급증으로 경찰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는 경우 발령된다. 갑호비상이 발령되면 연가를 중지하고 가용 인원을 100% 동원할 수 있다. 선고 전날에는 ‘을호비상’을 발령할 방침이다.
선고 전후 과격·폭력 시위 발생에 대비해 기동대는 신체 보호복을 착용하고 이격용 분사기 등 경찰 장구도 지참해 필요시 관련 법령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하에 사용할 예정이다. 시설 파괴, 방화, 경찰관 폭행 등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현행범 체포를 비롯해 강력 대응한다.
문제는 선고 이후에도 결과에 따라 반탄이나 찬탄 세력들이 불복해 시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보수 단체의 경우 이미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당시 서울서부지법을 공격한 바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필두로 한 자유통일당 지지자들의 헌법재판소 공격이 예상된다. 탄핵이 기각된다면 야5당과 민주노총, 촛불행동, 퇴진행동 등 각종 진보단체들의 반발 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일자는 이번주 중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언이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역시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사건 등을 동시에 선고할 지 여부 등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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