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른 오후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 앞 복도. 어떤 아주머니가 다가와 “윤석열 대통령 구속이 취소됐대. 어쩜 좋아”라면서 등을 쓰다듬었다. 빨간 옷을 입고 있지도 않았고, 태극기 비슷한 건 지니고 있지도 않았는데. 얼마나 기뻤으면 복도 바닥에 앉아 있는 기자한테까지 와서 저러나 싶었다.
그땐 그랬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렸다. 마침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는 토론회가 있던 날이라 보수 성향 강성 지지층들의 소리가 크게 나왔다.
그때부터 여당 의원들 행동이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부터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을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웠다. 국회의원 명의로 예약할 수 있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의 특권을 그들에게 넘겼다. 덕분에 “탄핵이 인용되면 헌재는 가루가 될 것”,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들이 계몽됐다”는 등의 주장들이 국회에서도 들렸다.
당 지도부는 모른 체했지만, 모두가 다 볼 수 있게 헌법재판소 앞에서 24시간 릴레이 시위도 했다. 전국에서 하는 국가비상기도회를 찾아다녔다. “윤 대통령 꼭 다시 복귀시켜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오신 것 맞죠?”라면서 한때 당대표를 지낸 중진 의원이 연단에 올라서서 확인했다. 급기야 ‘최초의 여성 검사’였던 판사 출신의 5선 의원은 “헌재가 너무 정치 편향적이다. 헌법재판소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 세미나에서 “정당과 정치인의 이미지는 시간 축적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미지 전환이라는 게 어려우니 당 정체성을 잘 세우라는 일침이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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