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주 키닌데의 송유관에서 유출된 원유가 15일(현지시간) 같은 주 엘베르헬을 지나는 카플강을 덮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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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가 환경 오염에 신음하고 있다. 에콰도르 북서부 에스메랄다스주에선 송유관이 파손되며 원유가 유출돼 생태계 파괴와 식수 부족 등 피해가 속출했다. 페루의 고산지대 농부는 독일 에너지 기업이 온실가스를 대거 배출하면서 안데스산맥의 빙하가 녹아내려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키닌데 지역에 물 공급이 시작됐다”며 “페트로에콰도르(에콰도르 국영 석유회사)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페트로에콰도르는 지난 13일 에스메랄다스주 키닌데에 있던 송유관에서 석유가 유출돼 상황 수습에 나섰다고 밝혔다. 페트로에콰도르는 산사태 영향으로 송유관이 파손돼 기름이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유출이 시작된 날과 유출된 석유량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부 피해지역 주민들은 원유 불법 굴착으로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에콰도르 일간지 라호라에 말했다. 2023년에도 수쿰비오스 지역에서 송유관이 파손된 적이 있는데, 당시 페트로에콰도르는 ‘외부세력의 공격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에콰도르는 중남미국 중 석유매장량이 세 번째로 많으며, 원주민 보호를 위해 2023년 국민투표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석유 채굴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원유 유출 사고로 에스메랄다스, 아타카메스, 리오베르데 지역 주민들은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에스메랄다스 강물은 25만명가량이 사는 해안도시 에스메랄다스 시민들의 주요 식수원인데, 당국은 강에서 물을 퍼내는 행위를 금지했다.
에스메랄다주는 전날 기름 유출 사태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빅코 비야시스 에스메랄다스 시장은 “환경 재앙이 전례 없는 생태학적 피해를 불렀다”며 정부에 식수 지원을 호소했다.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주 송유관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15일(현지시간) 보트를 타고 비체강에서 석유를 떠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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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페트로 직원들이 15일(현지시간) 송유관 파손으로 원유가 유출된 비체강에서 물 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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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와 국경을 맞댄 페루에서는 온실가스로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다.
팔카코차 호수 인근 우아라스에 사는 리우야는 온실가스가 과도하게 배출되면서 우아라스산 빙하가 녹아 팔카코차 호수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고, 약 12만명에 이르는 호수 주변 마을 주민들이 홍수 피해를 당했다며 독일 환경단체 저먼워치와 함께 2015년 이 소송을 제기했다. RWE는 화석 연료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리우야 측은 비영리환경단체 보고서 내용을 기준으로 값을 산정해 홍수 배수시설과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드는 등 홍수예방 비용의 0.47%인 1만7000유로(약 2690만원)를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독일 법원의 기각과 리우야 측의 항소, 법원 조사단의 현장 검증 등을 거치며 소송은 10년째 진행 중이다.
RWE는 자신들이 페루에서 에너지 사업을 한 적이 없으며, 기후변화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야기되는 글로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제 기후위기 연구기관인 제로카본애널리틱스의 머레이 워디 연구원은 이 소송이 ‘게임체인저’(판도를 뒤바꾸는 사건)가 될 수 있다며 “화석 연료 회사가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 비용을 내야 하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전체 화석 연료 산업의 전망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관광객들이 2016년 8월12일(현지시간) ‘기후 변화의 길’ 투어 중 페루 우아라스 후아스카란국립공원의 투코 빙하 앞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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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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