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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세무조사’ KCGI 인수 불발 가능성에… 임재택 대표, 한양증권서 자리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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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인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빨간불이 켜지자,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가 자리에 남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경쟁사인 다올투자증권에서 새출발할 예정이었다.

한양증권 대표이사 자리엔 최근까지 김병철 KCGI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KCGI의 수장인 강성부 대표가 세무조사로 한양증권 인수에 제동이 걸리면서 김 대표의 이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조선비즈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14일 한양증권 이사회 직후 임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다올투자증권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유로 해당 결정을 변경하고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의 이유로 인수합병(M&A), 한양재단의 기대, 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조직 불확실성의 최소화를 들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임 대표가 한양증권에 남은 이유로 KCGI의 인수 실패 가능성을 들고 있다. 지난해 KCGI는 자산운용업에서 증권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한양학원·백남관광·에이치비디씨 등 한양증권 최대주주와 한양증권 지분 29.6%(보통주 376만6973주)를 220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KCGI의 한양증권 인수는 확정적이었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 자금을 댄 OK금융과 우선매수권 문제를 정리하는 등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한양증권과 같은 금융사를 인수해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재무건전성과 이전 범죄 경력 등을 심사받아야 한다.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과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하지 않아야 대주주의 자격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는다.

순탄할 줄만 알았던 KCGI의 한양증권 인수기는 이달 들어 반전됐다. 지난 11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KCGI에 대한 세무조사를 착수하면서다. 조사4국은 대규모 기획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로, 고소득자나 대기업 등 굵직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곳이다. 여기서 탈세 등이 확인되면 KCGI는 한양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강성부 KCGI 대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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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한양증권 대표이사에 추대될 인물이 업계에선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날까지 유력 후보는 KCGI의 김 대표였다. 그를 대표로 선임한다는 건 KCGI가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대주주 부적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김 대표가 한양증권 대표로 선임되지 않으면서 KCGI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한양증권 인수 실패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 대표가 한양증권에 남기로 하면서 신임 대표로 내정했던 다올투자증권은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임 대표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아직 향후 절차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주말 동안 법률검토를 진행해 대표이사 선임 관련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현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가 있는 만큼, 황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을 계속 이끌 가능성이 열려있다. 황 대표가 다올금융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다올투자증권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1일 열린다.

한편 임 대표는 1987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발을 디뎠다.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를 거쳐 2018년 한양증권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지난달 다올투자증권이 임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해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될 예정이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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