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휴전 압박 vs 유리한 전황…푸틴의 선택은 과연

핵심요약

美 안보보좌관, 러시아와 30일 휴전안 논의
NYT "러시아, 30일 휴전안 조건부 수용 가능성"
트럼프, 러시아에 '경제적 조치' 거론하며 휴전 압박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 합의안에 동참하도록 압박하는 가운데 양국 정상 참모 간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러시아는 서부 쿠르스크주를 거의 탈환하고 동부에서도 전선을 확장하며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당장 휴전이 달갑지는 않은 듯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 유지'를 위해 조건부로 휴전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에 대해 러시아 측 대화 상대방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왈츠 보좌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회담 당시 미국이 제안하고 우크라이나의 동의를 얻은 '30일 휴전안'에 대해 설명하고, 러시아에 동의를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요청한 30일 휴전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일 내 미국이 "협상 세부 내용과 합의 사항"을 알려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통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빼앗겼던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를 최근 거의 탈환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도 꾸준히 전선을 넓혀가고 있는 터라 당장 휴전안에 서명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하르티아 여단 소속 병사들이 포격을 준비하는 모습. 연합뉴스

바로 휴전에 들어간다면 수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얻은 전과가 물거품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쿠르스크를 방문해 탈환을 축하하고, 완전한 수복을 지시하는 등 강한 승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쿠르스크 전투 사령부 회의에서 "쿠르스크 점령을 통해 영토 교환 협상을 시도하려던 우크라이나의 계획은 실패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전 지역을 탈환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이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을 '전쟁 포로'가 아닌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엄격히 처벌하라"고 명령했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 우크라이나보다 우위에서 협상을 주도하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러시아의 친정부 성향 정치 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기 전에,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과 같은 전제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경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휴전은) 러시아에 달렸다"면서 "바라건대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휴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나는 그것이 이 끔찍한 유혈 사태를 끝내는 길의 80%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합의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정적 조처를 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그런 조처를 하고 싶지 않다. 평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복잡한 상황이 있는데 한쪽(우크라이나)은 상당히 해결됐다"면서 "우리는 영토 문제와 다른 사안도 논의했다. 우리는 매우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휴전 합의 시 약속을 지킬지 확신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 주제와 관련해 그와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일부 긍정적 메시지를 받았지만, 긍정적 메시지는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 조건부로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휴전을 검토하는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휴전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2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백악관의 러시아 밀착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가 커졌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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