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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머스크 '예산 삭감' 칼날 휘둘렀지만…美 연방지출 오히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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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60억달러 줄여도 이자 100억달러 ↑

"연방지출의 75%가 사회보장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반(反)테슬라 시위를 촉발할 만큼 과도하게 연방 정부 예산 삭감과 공무원 해고에 나섰음에도 오히려 지난달 미국 연방 지출이 6030억달러(약 875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간 정부효율부의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은 미국 재무부 2월 월별 보고서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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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400억달러(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는 연방 예산에서 연간 1조달러 규모를 절감할 계획이며, 정부효율부 활동을 통해 하루에 40억달러 규모 지출 삭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효율부 웹사이트에는 이날까지 납세자 1명당 714.29달러, 총 1150억달러를 절감했다고 게시돼있다.

그러나 재무부 보고서를 보면 큰 범주에서 상당한 예산 절감을 이룬 것은 거의 없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공무원 수만 명을 정직 또는 해고하고, 정부 보조금과 계약 수천건을 취소한 데 비해 성과가 적다는 것이다.

그나마 큰 예산 절감은 교육부가 60억달러 지출을 줄인 것이다. 미 국제개발처(USAID) 월간 지출은 2억2600만달러로 전년 동월 5억4700만달러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일부 예산 절감에 성공했지만, 2월 의료비 지출이 3% 증가하면서 정부 지출은 50억달러가 늘었다. 또 사회 보장 지출이 6% 증가하면 80억달러가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미 재무부의 직접 지출도 전년 동월 대비 290억달러 급증했다. 월간 부채 상환액이 100억달러 늘어 860억달러에 달했고, 세액공제 관련 지급금이 140억달러 늘어난 탓이다. 국방비는 614억달러로 비슷한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재무부 관리는 관세 인상이 2월 정부 수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3월 데이터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를 총 20%로 10% 더 올렸다.

보수 싱크탱크인 맨해튼 연구소의 제시카 리들 선임연구원은 "연방 지출의 약 75%가 사회보장, 메디케이드, 메디케어, 국방, 재향군인 및 이자에 쓰이고, (정부효율부는) 그 중 어느 것도 손대지 않았다"고 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경제고문 출신 브렌던 듀크 예산정책우선센터(CBPP) 수석 디렉터는 정부효율부 활동에 대해 "분명히 초기 단계이며 많은 해고가 아직 월별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 하원은 공화당 주도로 전체 연방 지출을 전년도 수준으로 9월 말까지 연장하는 임시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다만 상원을 통과하려면 8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 지지가 필요하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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