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3.1%
카드사태 발생한 2004년 4.1%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
서민 급전창구인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에서 연체 증가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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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이용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3.1%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발생했던 2004년 4.1%를 기록한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서 일반은행은 카드사업을 분사한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여전히 카드사업을 겸영하는 은행(지방은행 포함)을 지칭한다. 일반은행에서 카드론과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하루 이상 원금을 연체한 비율을 집계했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2021년 1.8%에서 2022년 2%로 오른 뒤 2023년 2.8%, 작년 3.1%까지 오르면서 3년 연속 상승세다. 일반은행과 특수은행(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을 포함한 전체 은행의 카드대출 작년 연체율은 1.9%로 이 역시 2022년부터 3년 연속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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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은 수년째 지속되는 경기 부진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22년 2.7%, 2023년 1.4%, 작년 2.0%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1% 중반이 예측되는 등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중이다. 특히 내수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대출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2% 줄어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신용카드 대출의 경우 은행 일반 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기 때문에 신용점수가 낮은 서민들이 주로 찾는데,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들의 대출 연체율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카드론이나 카드 현금서비스 등 급전을 빌린 뒤 연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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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회사들(KB국민·신한·하나·우리카드)의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KB국민카드의 대출 연체율은 2023년 1.03%에서 작년 말 1.3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 1.45%에서 1.51%로, 하나는 1.67%에서 1.87%, 우리는 1.22%에서 1.44%로 올랐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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